사인 훔치기 논란이 메이저리그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근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전자기기를 사용해 상대팀의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의 사인훔치기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휴스턴은 외야에 설치된 카메라로 상대 팀의 사인을 분석했고 쾅쾅거리는 소리를 통해 타자에게 전달했다. 사무국은 동시에 휴스턴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무보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고 휴스턴 구단에는 500만 달러 벌금과 향후 2년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휴스턴은 징계가 발표되자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해고했다.
![[사진] LA 다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15/202001151104777468_5e1e74397136a.jpg)
2018년 비슷한 방식으로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보스턴은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15일 알렉스 코라 감독과 결별을 결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라 감독은 2017년 휴스턴에서 벤치 코치로 있었고 사인 훔치기를 주도했다. 코라 감독은 아직 조사가 진행중인 보스턴의 사인훔치기에도 연루되어 있다.
휴스턴이 중징계를 받고 보스턴이 코라 감독과 결별하며 사태가 점차 수습되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한 번 사태가 확대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베테랑 1루수 로건 모리슨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전자기기를 사용해 사인훔치기를 한 팀이 더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뉴욕 데일리 뉴스 등 현지매체들은 모리슨의 폭로를 전했다. 모리슨은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2017년 전부터 있었다. 나는 2014년에도 휴스턴에서 경기를 할 때마다 쾅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많은 팀들이 그런 방식으로 사인을 훔쳤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팀이 그러는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리슨이 구체적으로 지목한 팀은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다. 모리슨은 “내가 카메라로 사인을 훔친 것으로 알고 있는 팀은 양키스, 다저스, 휴스턴, 보스턴”이라고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이 팀들은 2017년과 2018년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이상 진출한 팀들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17년 보스턴과 양키스가 전자기기를 사용해 상대팀 사인을 전달한 것이 적발됐을 때 각 구단에게 이러한 행위가 부정행위이며 강력한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관련 처벌 규정은 2019시즌이 시작하기 전에야 개정됐다.
만약 사인 훔치기 논란이 더 확산될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사태를 수습하는 것도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