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은 부담"..'미스터 주'→'남산' 이성민의 신기한 연기 사전(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1.20 14: 32

 “매번 독특한 것만 하게 되는 듯하다(웃음).”
배우 이성민(52)이 20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아직 촬영하지 않은)다음 영화도 특이한데 아직까지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이라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되짚었다.
이성민은 변신의 귀재다. 우리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회사원부터 형사, 검사, 의사, 그리고 북한 권력자까지 맡아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캐릭터가 없다. 아직 만나지 못한 인물들만 있을 뿐.

올 설 연휴에는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먼저 기자들에게 공개된 가족 동물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와 뒤이어 베일을 벗은 정치 드라마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이 주인공이다. 한마디로 이번 연휴는 ‘이성민 대 이성민’이 될 전망이다.
이성민은 이날 “두 편이 동시에 개봉한다고 들어서 많이 당황했다. 촬영은 두 영화가 각기 다른 시점에 했었다”며 “‘남산의 부장들’이 더 오래 전에 촬영했는데 ‘미스터 주’도 촬영한 지 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동시기에 장르와 캐릭터가 다른 이성민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건 관객들에게 기쁜 일이다. 늘 새로운 장르에서 색다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성민을 만나 동물과 소통이 가능한 국정원 요원 주태주, 박정희 전 대통령 역을 연기한 심경을 들었다.
이성민은 ‘동시에 흥행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런 생각은 안 한다(웃음). 같은 날 홍보 일정이 잡혀있기도 하다. 오늘 인터뷰를 하고 이따가 저녁엔 ‘남산의 부장들’의 VIP 시사회에 간다. 흥행에 대해 늘 부담이 많이 된다. 근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답했다.
‘미스터 주:사라진 VIP’(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리틀빅 픽처스・한국투자파트너스, 제작 리양필름・HJ필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재미있을 거 같았다. 안 해봤던 작업이고, 한국에 없던 작업 방식이어서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었다”며 “영화가 신기하고 귀여운 작업일 거 같아서 했다. 김태윤 감독님이 연출을 한다고 해서 기대를 했다. 코믹 영화라기보다 가족 영화다. 시사회에서 보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라고 대답했다.
이성민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던 시기를 떠올리며 “(극중)똥 밟는 장면을 보면서 ‘이건 아이들이 좋아할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은 ‘똥’이라는 말만 나와도 웃지 않나(웃음). 아이들 영화라는 걸 감독님이 의도하신 거 같았다”고 말했다.
‘미스터 주’에는 판다부터 앵무새, 멧돼지, 뱀, 고양이, 고릴라 등 다양한 동물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가운데 셰퍼드 알리만 실제 동물이고 나머지는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앵무새도 일부는 실제 동물을 촬영했지만 대화하거나 움직이는 장면을 위해 VFX를 사용했다.
이성민은 “(개)알리만 실사인데, 폭행 당하는 장면은 CG였다. 앵무새도 몇 장면을 제외하곤 다 CG다. 판다도 CG고. 제가 알리에 맞춰서 (상상해서)연기를 해야 하는 게 많았다. 알리가 하지 않는 걸 메워야 하는 게 있었다. 그래서 촬영을 콘티대로 못 가는 게 많았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민국장을 연기한 배우 김서형을 칭찬했다. “민국장 캐릭터가 원래 전형적인 국정원 간부였는데 캐스팅이 잘 안 됐다. 몇 몇 배우들에게 제안을 했는데 안 한다고 했다더라. 근데 김서형이 그 캐릭터를 그렇게 만들어와서 대단하다 싶었다”며 “주태주의 집에 와서 민국장이 동물들을 만나는 게 첫 촬영이었는데 그때가 촬영장에 녹색공이 가장 많을 때였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만식을 연기한 배정남에 대해서는 “정남이의 연기는 어디로 튈지 몰랐다. 제가 거의 알리한테 맞추듯이 연기했다”며 “배우로서 연기에 소질은 있는 거 같다. 훈련을 하면 좋은 배우가 될 거 같다. 다만 재능은 있는데 일반적이지 않다. 상식적이지 않은 연기를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게 장점인 거 같다. 여러 경험을 통해서 달라질 거 같다”고 칭찬했다. 
‘미스터 주’는 주태주와 만식의 케미스트리가 웃음을 안긴다. 이성민은 “배정남의 연기는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긴장했다”고 덧붙였다.
‘미스터 주’의 연출을 맡은 김태윤 감독의 전작은 ‘재심’(2017), ‘또 하나의 약속’(2014). 이성민은 “전작들을 보면 감독님이 ‘미스터 주: 사라진 VIP’를 쓸지 몰랐다. 이런 이야기를 할지 몰랐는데 많이 달랐다. 감독님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며 “워낙 동물들을 사랑하는 분이라서 ‘재심’이나 ‘또 하나의 약속'과 결은 다르지만 베이스는 같다”고 비교했다. 
태주는 동물을 극도로 싫어하는 결벽증을 지닌 남자로 나온다. 하지만 알리를 만나 소통하면서 자연스레 변해간다. "'목격자'를 찍을 때 강아지를 제대로 안지도 못했다. 태주와 비슷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알리의 연기 지도를 해줬던 소장님과 함께 하면서 알리와 친해졌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던 건 아니다. 맨날 같이 놀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졌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거부감이 없다”고 했다.
알리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강아지와 연기를 한다니까 다들 걱정하더라. 근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훈련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알리가 굉장히 용맹하고 집중력이 좋아서 어지간해선 움직이지 않는다. (알리가 워낙 무거워서) 안고 달리는 장면에선 대역(강아지)을 썼는데, 그 강아지는 스태프가 많아서 긴장을 했는지 오줌을 지리더라. 그런 걸 보면서 알리가 대단하다 싶었다”고 칭찬했다.
“우리나라는 동물 영화가 초창기인데, 점점 좋아질 거 같다. 할리우드엔 이미 많지만. 국내엔 동물들이 말하는 데이터가 없어서 초반에 힘들었다고 하더라. 이 영화 이후 나올 동물 영화는 도움을 받을 거 같다. CG팀에서 굉장히 애를 썼다. 특히 판다의 탈이 굉장히 비싼데, 처음부터 예산이 됐다면 전부 다 CG로 갔겠지만, 실사로 갔다가 CG 처리를 했을 때 (싱크로율이)안 맞으니 (판다의)실사를 찍고 또 다시 CG를 입혔다. 원래 더 빨리 개봉을 하려고 했는데, 늦어진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선 18년 5개월간 장기 집권을 하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저격으로 사망한 박정희 前 대통령을 연기했다.
“저도 실존 인물을 비슷하게 모사하는 연기는 처음 해봤다. 우민호 감독님이 ‘마약왕’의 촬영이 끝나갈 무렵에 제게 박정희 대통령을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분의 이미지는 우리 머릿속에 각인이 돼있지 않나. 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때 대본도 안 보고 말로만 들었는데 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성민은 박 전 대통령을 소화하기 위해 귀 분장부터 말투, 걸음걸이에 크게 신경을 썼다.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다가 분장을 해보기로 했다. 귀 분장을 했고 발음을 위해 교정기를 꼈다. 후시 녹음은 안 했다”고 전했다. “그분의 제스처, 걸음걸이를 비슷하게 하려고 했는데 영화를 보니 개인적으로 뒷모습, 걸음걸이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두 영화의 개봉일은 이달 22일. / watch@osen.co.kr
[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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