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들이 빛날 수는 없는 법이다. 묵묵히 내 역할을 할 뿐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새벽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서 끝난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서 후반 김대원의 결승골과 이동경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결승 진출과 함께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또한 김학범호는 선배들이 세웠던 8회 연속 올림픽행 기록을 9회 연속으로 늘렸다.

골을 터뜨린 것은 김대원과 이동경이었지만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바로 원두재다. 원두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공수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포백을 보호하면서도 길고 짧은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원두재는 올림픽 진출에 대해 “목표를 이룬 것은 기쁘지만 우승이라는 목표가 남았다. 우승 후에 기뻐하고 싶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원두재는 “우승을 하고 역사를 쓴다는 것이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대회 우승에 대한 의지도 불태웠다.
원두재는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풀타임을 뛰었다. 매경기 큰 폭의 선수 변화를 감행하는 김학범 감독의 믿음이 크다는 증거다.
원두재는 “감독님이 포백라인을 보호하는 것을 주문하셨고, 그것에 신경을 쓰고 적응하려 했다”라며 “운이 좋게도 또 몸 상태가 좋아서 뛰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두재는 이날 수비라인 앞에 위치해 맹활약했다. 좌우 측면으로 전개하는 패스는 기성용을 떠올리게 했다. 원두재는 “기성용 선수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경기 전 감독님이 미드필더들에 미리 보고, 빨리 패스하라고 지시했다”라며 “지시 사항을 잘 따랐다”라고 답했다.
4경기 만에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것에 대해 원두재는 “경기 전에 주장이 하나가 아닌 모두가 주장이라는 생각으로 말을 많이 하려고 했다”라며 수비진과 소통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원두재는 활약에 비해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라며 “모든 선수들이 빛날 수는 없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묵묵히 내 역할을 할 뿐이고 주목을 받는다고 해서 좋은 것은 없고 팀이 이기면 좋다”라고 덧붙였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