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승부한다!" KBL 올스타전 유니폼, 대박 친 비결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1.26 06: 26

‘진짜 KBL 유니폼 맞아? NBA 저지 아니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9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됐다. 팀 허훈이 팀 김시래를 123-110으로 물리치고 승리를 따냈다. 팀을 승리로 이끈 김종규(31점, 8리바운드)가 MVP에 선정됐다.
이날 비가 추적추적 내린 추운 날씨임에도 삼산체육관에 총 9704명이 입장해 올 시즌 프로농구 한 경기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기록은 12월 31일 부산 농구영신에서 기록한 7833명이었다. 

또 다른 대박이 있었다. 바로 유니폼이었다. 블랙&화이트에 골드를 더한 세련된 디자인의 올스타 유니폼은 팬들의 구매욕을 크게 자극했다. 현장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 대기줄이 길었고, 물건이 없어 못팔 정도로 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유니폼 뿐만 아니라 후디, 집업자켓, 웜업 셔츠 등 올스타를 주제로 한 상품의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올스타 이대성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니폼이 예쁘다고 난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치른 전태풍은 “유니폼을 평생 기념으로 간직할 것”이라며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스포츠 머천다이즈 시장이 취약한 국내에서 어떻게 이런 고퀄리티 제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포워드’ 최호근 아트디렉터를 만나 올스타전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Q: ‘포워드’는 어떤 브랜드인가?
2014년에 시작한 자생브랜드다. 작년부터 대구FC 서플라이어를 맡고 있다. 축구기반 국산로 이제 영역을 농구 등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 나는 스포츠 전문 디자인을 하고 있다. 클라이언트로 나이키, 성남, 제주, MLS, LAFC, EA스포츠 등이 있다. 이번에 프로농구 올스타전 엠블렘도 디자인 했다. 
Q: 이번 KBL 올스타 유니폼을 비롯해 ‘포워드'가 만든 대구FC 유니폼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대박을 쳤는데 비결은? 
국내 스포츠리그에 있는 유니폼이 특징이 없게 제작되고 있다. 전사기법으로 엠블럼이나 등번호 없이 출력한다. 값비싼 퀄리티가 아니었다. 그러나 해외스포츠 시장을 보면 그런 시대는 갔다. 나는 스포츠 용품을 너무 좋아해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유니폼도 20년째 모으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부를 했다. 좀 비싸도 소재가 좋은 것을 쓰고 엠블렘이나 마킹을 멋있게 해보자고 했다. 
대구는 ‘조현우 200경기 출전 기념 유니폼' 등 스페셜 저지가 많았다. 우리가 재밌어서 하는 것이다. 트레이닝 제품들도 엠블렘 컬러를 활용해서 다 컨셉에 맞춰서 디자인을 새로 했다. 대구도 다 하늘색으로 새로 제작했다. 우리는 디자인 회사가 모체라 컨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팀 색깔에 맞췄다. 
Q: 농구 올스타 저지 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는? 
원래 농구, 축구, 야구를 가장 좋아한다. 축구로 시작해서 해왔지만 야구나 농구 진출도 하고 싶었다. 이번에 농구와 기회가 맞닿아 하게됐다.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처럼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싶다. 
Q: 사실 농구는 올스타 관련상품을 제대로 판매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대구도 작년에 속옷부터 양말까지 다양한 제품을 발매했다. 선수들이 입는 작은것까지 팬들이 살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무리해서 안팔리는 제품도 있다. 그래도 팬들에게 보여주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농구 유니폼도 공을 오래 들였다. 올스타전을 불과 한달 남겨두고 유니폼 제작이 결정됐다. 경기 전날까지 매일밤을 세워가며 겨우 날짜를 맞췄다. 우선 엠블렘을 제작하고 그 컨셉에 맞춰 유니폼과 후디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욕심이 많았다. 시도해보고 싶었다. 
Q: 올스타 유니폼은 얼마나 팔렸나?
저지는 거의 다 판매됐다. 팬투표 1,2위 허훈, 김시래 선수를 많이 뽑았다. 올스타라 실제 현장에서 생각보다 (선수들 유니폼이) 골고루 판매가 잘됐다. 마킹지를 따로 팔고 해서 재밌는 경험이라고 했다. 현재 대부분의 사이즈는 이미 품절이 됐다. 후디와 슈팅저지를 사고 싶다는 팬들의 문의가 많아 재주문을 할지 고민이다. 힘들게 준비했는데 팬들이 줄을 서는것을 보고 뿌듯했다. 
Q: 등번호과 영어마킹, 구단 엠블렘 등 유니폼의 디테일도 기존 제품과 차원이 다르다. 가격도 소재에 비해 저렴한 편인데?
국내선수들은 전사유니폼만 입다보니 그게 편하다고 한다. NBA처럼 보여드리고 싶었다. 소재도 비싸다는 의견 있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각 구단 패치를 따로 만들고 옆구리에 반사스카치도 붙였다. 올스타 유니폼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농구에서 우리 브랜드를 알리자는 생각이었다. 
Q: NBA 올스타 유니폼과도 흡사하다.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
예전에는 기존에 있는 제품에 올스타 패치만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디자인에 통일성이 없었다. 우리는 엠블렘을 먼저 디자인하고 옷을 다 새로 디자인했다.
역대 유니폼을 보니 컨셉이 없었다. 상징성이나 고급성이 없었다. 지역색체도 없었다. 인천시 컬러도 고려했지만, 역대 한번도 없었던 시도를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가장 고급스러운 블랙&화이트&골드 컬러를 썼다. 
Q: ‘포워드' 브랜드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는 하나를 만들어도, 가격이 비싸도 잘 만들자는 주의다. 대구FC에 제품을 공급해 효과를 많이 봤다. 장기적으로 프로농구팀 서플라이어를 맡을 계획도 있다. 농구도 재밌게 할 수 있는 구단과 해보고 싶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포워드 제공. / 최호근 포워드 아트디렉터(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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