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동행' 김상식, "싫은 소리 하는 나... 답답했다" [오!쎈 마르베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01.27 06: 02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하는 내가 정말 답답했다". 
K리그 1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담스러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2009년 이동국과 전북 입단 후 '전북천하'를 이끈 김상식 코치가 팀을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 
지난 2013년 전북에서 은퇴한 김 코치는 2014년부터 최강희 전 감독을 보좌했다. 김 코치는 선수단을 하나로 아우르고 통솔하는 능력이 탁월해 따르는 선수들이 많다. 슬럼프에 빠지거나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의지하기도 한다.

특히 최 전 감독이 떠나고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후에는 김상식 코치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외국인 감독과 한국인 선수 사이에서 더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모라이스 감독 역시 김상식 코치의 중요성을 늘 이야기하며 그를 중요한 사람으로 대했다.
하지만 김상식 코치는 P급 라이센스 획득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날 생각이었다. P급 라이센스 과정 중 해외 출국 등 바쁜 일정이 있어 전북에 제대로 전념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김상식 코치는 현역 은퇴 후 지금까지 휴식기 없이 일해왔다. 
구단의 적극적인 만류 끝에 김 코치는 전북의 스페인 마르베야 전지 훈련에 동행했다. 변함없이 선수들을 독려하며 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했다. 
마르베야에서 만난 김 코치는 "그동안 전북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전북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쌓였던 부담감이 분명 줄어든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김 코치는 부담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항상 유쾌한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느꼈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괜히 짜증이 났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싫은 소리가 늘었다. 모든 문제가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임 첫 해 분명 힘든 것은 감독님셨다. 그런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스태프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싫은 소리가 늘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그 후에도 시간을 갖고 생각하면서도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에게나 싫은 소리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싫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과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년에 비해 압도적인 성과를 만들지 못한 것이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껴졌다. 여러가지 부담 때문에 잠시 휴식을 갖고 싶었다. 또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고민도 많았다.
김싱식 코치는 "내가 뭐라고... 그동안 어려울 때나 즐거울 때 함께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정말 싫었다. 그리고 P급 자격증 획득도 새로운 도전을 원해서다. 감독이 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다. 그런 욕심만 가졌다면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록 올 시즌에는 자리를 비워야 할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구단과 감독님의 배려로 가능하게 됐다. 철저히 준비해 올 시즌에는 꼭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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