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도 격분한 FA 편법, 하루 차이로 FA 불발된 MVP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1.30 12: 01

올 겨울 고객들에게 대형 FA 계약을 안기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승자가 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8). 그런 보라스도 FA 서비스타임 꼼수를 막지 못했다. 시카고 컵스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28)가 1년 뒤 FA 자격 취득이 불발됐다. 예정대로 2년 뒤 FA 자격을 얻는다. 서비스타임에 하루 모자란 탓이다.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이언트가 컵스 구단과 분쟁에서 패배, 목표로 했던 FA 자격 취득을 1년 앞당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트는 예정대로 2년 뒤, 2021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게 됐다. 
브라이언트가 구단과 분쟁을 시작한 계기는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2015년. 2014년 트리플A를 평정한 브라이언트는 2015년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2푼5리 9홈런으로 맹활약했지만,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다. 브라이언트를 1년이라도 더 보유하기 위한 컵스 구단의 계산된 움직이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 youngrae@osen.co.kr

메이저리그에선 풀타임 6시즌을 보내야 FA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서 뜻하는 풀타임은 172일의 서비스타임. 당시 컵스 구단은 브라이언트가 시즌 개막 후 마이너리그에서 12일만 보내면 빅리그 서비스타임 축적을 늦춰 1년 더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을 계산했다. 브라이언트는 구단 계획대로 개막 12일이 지난 뒤에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해 서비스타임 171일, FA 자격에 하루 모자랐다. 
이에 브라이언트의 에이전트 보라스도 격분했다. 당시 보라스는 “컵스가 메이저리그 윤리와 브랜드 가치를 망치고 있다”며 “컵스는 100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승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맹비난한 바 있다. 
브라이언트 뿐만 아니라 상당수 유망주들이 이 같은 구단의 ‘꼼수’로 데뷔가 늦어지곤 했다. 이에 브라이언트도 “끔찍하다. 매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브라이언트는 데뷔 시즌을 마친 뒤 문제를 제기했지만, 조정위원회는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노사협정(CBA)이 2021년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만큼 규정 손질은 2022년에야 가능하다. 
브라이언트로선 분통 터지는 일이다. 1살이라도 어릴 때 FA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수와 에이전트로선 아쉬운 결과. 나아가 브라이언트의 향후 거취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컵스 구단은 겨우내 올해 연봉 1860만 달러를 받는 브라이언트 트레이드를 추진해왔다. FA 취득까지 보유 기간이 2시즌이 됨에 따라 브라이언트의 트레이드 가치도 상승했다. 
우타 거포 3루수 브라이언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5년간 통산 706경기 타율 2할8푼4리 751안타 138홈런 403타점 OPS .901을 기록 중이다. 2015년 신인왕에 이어 2016년 MVP를 차지하며 메이저리그 대표 선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하향세에 있다. 지난해에는 147경기 타율 2할8푼2리 153안타 31홈런 77타점 OPS .903을 기록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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