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박해진과 조보아, 비주얼‧연기‧케미의 '3박자' [장우영의 단짠단짠]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1.30 10: 42

‘숲’이라는 낯설면서도 신선한 소재를 배경으로 한 ‘포레스트’가 첫 방송을 마쳤다. 박해진, 조보아라는 확실한 투톱 말고는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70분 만에 씻은 듯 사라졌다. 박해진과 조보아는 비주얼로 한 번, 연기력으로 두 번, 케미로 세 번 시청자들을 움직였다. 여기에 노광식, 최수정 등 신예 배우들이 신선한 얼굴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KBS2 새 수목드라마 ‘포레스트’(극본 이선영, 연출 오종록)는 심장 빼곤 다 가진 남자 강상혁(박해진)와 심장 빼곤 다 잃은 여자 정영재(조보아)가 신비로운 숲에서 만나 자신과 숲의비밀을 파헤쳐 가는 ‘강제 산골 동거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사전 제작된 드라마 ‘포레스트’는 기대는 물론 우려도 섞여 있었다. 기대 요소는 ‘숲’이라는 배경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작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배경이라는 점에서 ‘신선’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여기에 배우 박해진이 3년 만에 선택한 안방 복귀 작품, ‘믿보배’로 성장한 조보아의 출연이 ‘포레스트’의 기대 요소였다.

방송화면 캡처

우려 요소도 분명했다. 기대 요소이기도 한 ‘숲’이라는 배경은 우려 요소이기도 했다. 또한 박해진과 조보아, 주연 배우 외에는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라인업이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여기에 휴먼, 힐링, 로맨스,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복합적으로 들어갔기에 이도저도 아닌 장르의 드라마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포레스트’가 가진 장르는 ‘숲속 힐링 로맨스’가 분명했다. 각자의 이유로 숲을 찾은 사람들이 힐링하고, 더 나아가 로맨스까지 이어지는 것. 힐링과 로맨스의 베이스에는 ‘휴머니즘’이 녹아 있고, 이들이 이를 찾아가는 과정에는 미스터리 요소가 너무 튀지 않게 들어가 흥미 요소로 작용했다. 그리고 박해진과 조보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비주얼로 한 번, 연기로 두 번, 케미로 세 번 때렸다. 모두 효과는 굉장했고,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호강할 수밖에 없었다.
박해진은 냉철한 M&A 전문가 강상혁으로 분했다. 타인의 말이나 정보는 믿지 않고, 오직 자신이 발로 뛰어 얻은 정보를 토대로 냉철한 ‘기업 사냥꾼’으로 뼈를 때렸다. 완벽한 슈트핏과 날카로운 눈빛, 단호한 말투와 발음 등이 어우러지면서 대체불가한 ‘강상혁’이 완성됐다. 하지만 ‘미다졸람’을 처방 받고 이에 취해 기억을 잃었을 때는 어떻게 보면 순수한 모습으로 그려져 입체적인 느낌을 줬다.
조보아는 자신감이 넘치는, 어떻게 보면 날라리 같은 의사 정영재 역으로 등장했다. 데뷔 후 첫 의사 캐릭터를 맡은 조보아는 전문의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전문 용어를 입에 익히는 등의 노력을 했다. 그런 노력은 ‘포레스트’에 녹아 들었다. 수술 장면은 조보아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인간미 넘치는 정영재는 조보아라는 배우를 만나 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해진과 조보아, 각자 있을 때도 빛나는 비주얼과 연기력을 보여준 두 사람이 만날 때는 시너지가 폭발했다. ‘미다졸람’에 취해 이상 행동을 하는 강상혁과 정영재의 첫 만남, 정상적으로 만난 뒤 신경전을 벌인 두 번째 만남, 기억을 찾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 세 번째 만남, 각자의 이유로 ‘미령 숲’을 찾은 네 번째 만남까지. 특히 두 번째 만남과 세 번째 만남에서는 큰 웃음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앞으로의 케미를 기대하게 했다.
다른 이유로 ‘미령 숲’을 찾은 박해진과 조보아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다음 방송을 기다리게 했다. 박해진은 이유를 모르는 ‘환상통’을 가지고 있었고, 조보아는 어린 시절 겪었던 트라우마가 있었다.
환상통을 가진 강상혁, 트라우마를 가진 정영재. 이것만으로도 ‘포레스트’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다음 방송을 기다리게 한다. 강상혁은 심장 빼고는 다 가진 남자라는 설명처럼 비주얼부터 능력까지, 빠지는 게 없었다. 하지만 이유 모를 ‘환상통’을 앓아 하는 일에 지장이 있었고, 이를 병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의사와 마찰을 빚었다. 환상통을 잊기 위해 처방된 약을 먹고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까지 할 정도인 만큼 환상통을 갖게 된 이유와 치유 과정이 궁금해진다.
정영재는 어린 시절 겪은 트라우마로 공황 장애를 앓고 있었다. 외과의 ‘에이스’로 불리고, 사내 연애도 성공적으로 하고 있고, 모두의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정영재는 자신을 찾는 원내 방송에 긴장했고, 공황장애 약을 먹었다. 특히 옷을 입는 과정에서 몸에 왜 생겼는지 모르는 큰 흉터가 있었다. 흉터와 공황장애를 겪게한 트라우마가 연관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미령 119 특수구조대 항공구조대원 최창 역을 맡은 신예 배우 노광식과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마마무 화사의 친한 언니로 출연해 감동을 안겼던 배우 최수정 등 새로운 얼굴들이 ‘포레스트’에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노광식은 미령 숲 실사를 나온 박해진과 기싸움을 벌였고, 이후 특수구조대 항공구조대원으로 ‘위장 취업’하는 그와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노광식은 ‘포레스트’를 통해 데뷔하는 연기자다. 오종록 PD는 “노광식은 EDM 분야 작곡가다. 그 친구 음악을 듣다 알게 됐고, 얼굴도 좋고 목소리도 좋아 출연 제의를 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노광식이 직접 만든 음악을 ‘포레스트’에서도 들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최수정은 ‘나 혼자 산다’에서 마마무 화사의 친한 언니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인물. 뮤직비디오와 웹드라마 등으로 연기 경험을 쌓은 최수정은 ‘포레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조보아의 남자 친구와 바람을 피는 모습으로 등장부터 충격을 줬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짧은 순간에 큰 충격을 주는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포레스트’는 19명의 고정 배역이 적재적소에 투입돼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할 전망이다. 정연주(오보미 역), 류승수(봉대용 역), 이도경(최정목 역)의 등장도 2화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질 것으로 기대돼 ‘포레스트’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 전망이다.
박해진과 조보아가 끌고, 노광식, 최수정 등이 미는 ‘포레스트’가 가진 또 하나의 무기는 ‘숲’, ‘산’이다. 푸른 ‘숲’과 ‘산’을 보면서 시청자도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피톤치드’로 힐링을 하게 되는 것. 배우들 이상으로 숲과 산이 아름답게 담기면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안정과 힐링을 지속적으로 투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첫 방송일 뿐이지만 ‘포레스트’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소재에 휴먼, 힐링, 로맨스,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적절히 버무려냈다. ‘포레스트’는 겨울에 미리 만날 수 있는 따뜻한 봄 같은 작품으로 다음을 더 기대하게 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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