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투고타저? 박병호 “히팅포인트 뒤에 있는 타자는 손해” [오!쎈 인터뷰]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1.30 15: 44

“히팅 포인트가 뒤에 있는 타자는 확실히 손해다”
KBO는 지난 시즌 2014년부터 계속된 극심한 타고투저를 해결하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 크기, 실밥 등을 조정했다. 그 결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경기당 2개가 넘게 나왔던 홈런이 지난 시즌에는 1.41개로 감소했다. 경기당 득점 역시 매년 10점이 넘어갔지만 지난 시즌에는 9.09점으로 뚝 떨어졌다.
선수들은 지난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공인구 조정으로 인한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을 완주한 뒤에는 공인구 변화의 위력을 실감했다. 

키움 박병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이지영, 박정음, 오주원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대만 가오슝으로 출국했다. 야수들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공인구의 변화와 이번 시즌 대비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포수 이지영은 “시즌을 치르면서 느꼈는데 넘어갈 타구가 안넘어 가는 경우가 많았다. 확실히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외야수 박정음은 “옛날 공과는 확연히 다르다. 예전에는 넘어갔던 공도 지금은 끝까지 따라가면 잡힌다는 느낌이다. 아직은 적응이 필요하다. 앞에 떨어지는 타구,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늘어난만큼 타구판단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키움 간판타자 박병호는 공인구 변화에 가장 영향을 받지 않은 타자로 꼽힌다. 2018년 40홈런을 넘긴 타자는 총 5명(박병호, 김재환, 로맥, 로하스, 한동민)이 나왔다. 이중 지난 시즌에도 30홈런을 넘긴 타자는 박병호가 유일하다. 박병호는 33홈런으로 개인 통산 5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렇지만 박병호도 멀리 날아가지 않는 공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겨우내 고심을 거듭했다. “공인구 영향이 있다”고 말한 박병호는 “타자들도 극복하기 위해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비시즌 동안 어떻게 하면 잘 안날아가는 공인구로 좋은 타구를 만들까 생각했다. 히팅 포인트가 뒤에 있는 선수들은 확실히 손해를 봤다.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둬야 할 것 같다.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30홈런을 넘기긴 했지만 3할 타율(0.280)과 100타점(98)을 모두 아쉽게 놓쳤다.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다”며 의지를 보인 박병호는 “지난 시즌보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더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특히 타점을 더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100타점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웠다. 작년보다 더 잘하기 위해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변화를 주겠다”며 2020시즌 각오를 밝혔다.
공인구의 변화로 타자들은 고민이 많지만 투수를 리드하는 포수 입장에서는 조금은 편해졌다. 이지영은 “나는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라서 솔직히 공인구 변화가 상관 없다”고 웃으면서 “원래 리드를 할 때 공격적으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장타 위험이 줄어들면서 조금은 더 공격적으로 승부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올해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과감할 때는 과감하게 리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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