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의 亞 제패 이끈 유소년 육성 정책..."팀에서 뛰어야 올림픽 나간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1.31 05: 23

유소년 백년 대계. 미래를 내다봤던 유소년 육성 정책의 결실이 보이기 시작됐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김학범 감독과 U-23 선수들(조규성, 김진야, 이유현, 오세훈, 원두재)은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우승과 앞으로 각오에 대해 밝혔다.
조별리그부터 파죽지세로 전승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세계 역사상 첫 9회 연속 올림픽 진출과 함께 AFC U-23 챔피언십 첫 우승을 거머쥐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학범 감독 부임 이후 한국 U-23은 아시안 게임과 U-23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하며 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했다.

김학범호는 코앞으로 다가온 오는 8월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발 앞서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먼저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학범 감독은 "프로 팀에서 선수 차출 등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A 대표팀을 가기 위한 직전 단계서 우승한 것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크게 줄 것"이라고 대회 소감을 밝혔다.
김학범 감독은 도쿄 올림픽 목표로 메달권 진입을 예고하며 "감독은 어느 대회든 피해서는 안 된다. 연령별 대회는 우리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가까운 홈에서 열리기에 이점 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대표팀의 연이은 성과에 대해서 김학범 감독은 "K리그에서 정책을 통해 연령 제한(U-22 출전)을 두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연령별 선수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K리그에서 어린 선수들의 약진은 돋보이고 있다. 오후에 열린 김학범호의 K리거들의 숫자만 봐도 그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프로축구연맹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K리그 유스 출신 선수들이 연령대별 대표팀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당시 7명에 그쳤던 K리그 유스 출신 선수들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12명으로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무려 14명의 K리거 유스가 대표팀에 합류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젊은 선수들의 출전기회 확대를 위해 도입된 K리그의 U-22 의무출전제도를 비롯한 유소년 육성 정책이 있었다. 각 팀들이 의무적으로 어린 선수를 기용하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이번 2020 시즌부터는 군팀 상주도 U-22 의무출전제도가 적용된다. 어린 선수들이 조기 입대를 통해 출전 기회와 군 문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열린 셈이다. 개선된 환경과 자신의 노력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은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실력을 키우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5명의 선수 모두 팀의 중심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3명의 선수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서 K리그를 대표하는 팀에 입단(전북 조규성, 울산 원두재, 서울 김진야)하기도 했다. 유스 정책의 성과가 대표팀뿐만 아니라 리그의 발전에도 이어지는 것이다.
U-23 챔피언십 MVP를 차지한 원두재는 울산 입단하며 처음 K리그에서 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는 "울산에 내 포지션에 잘하는 형들이 많다. 그 경쟁을 이겨내고 경기에 나서서 보여줘야만 한다"라고 다짐했다.
원두재는 "(강팀인) 울산에서 뛰어야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좋은 형들에게 욕심내지 않고 많이 배우면서 내 강점을 나타낼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하겠다. 특히 수비력이나 피지컬을 보완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에서 김학범호는 이번 우승 멤버에 이강인(발렌시아)  -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해외파와 와일드카드 3인을 추가해 메달 사냥을 정조준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꾸준히 추진했던 유소년 육성 정책의 성과가 아시아 무대를 넘어 세계 무대인 올림픽서도 빛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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