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가 결국 하루 차이로 FA 자격을 1년 늦게 취득하게 됐다.
브라이언트는 올해로 메이저리그 통산 6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브라이언트는 6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1년이 늦어진 2021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게 됐다. 소속팀 컵스가 브라이언트의 데뷔를 의도적으로 늦췄기 때문이다.
2015년 컵스는 브라이언트의 빅리그 데뷔를 4월 1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늦췄다. 공식적인 이유는 “브라이언트가 수비를 더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해 브라이언트가 151경기 타율 2할7푼5리(559타수 154안타) 26홈런 99타점 OPS 0.858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다. 실제로는 브라이언트의 서비스 타임과 관련이 있었다.
![[사진] 시카고 컵스 크리스 브라이언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31/202001310015775028_5e32f3def2f41.jpg)
메이저리그는 서비스 타임 172일을 채워야 1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컵스는 브라이언트가 서비스 타임을 171일밖에 채울 수 없는 시점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시켰다. 그 결과 브라이언트의 2015시즌은 서비스 타임을 기준으로는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FA 자격 취득도 1년이 미뤄졌다.
이에 브라이언트는 컵스를 메이저리그 사무국 조정위원회에 제소했다. 하지만 지난 30일 조정위원회는 컵스의 손을 들어줬다. 브라이언트는 예정대로 2021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규정상 이 같은 컵스의 행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선수를 언제 메이저리그에 데뷔시킬지는 구단이 결정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컵스가 서비스 타임을 채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데뷔를 늦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사무국도 브라이언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2021시즌이 끝나고 새 노사단체협약(CBA) 협상이 진행될 때 선수들이 직장폐쇄를 선택할 수도 있는 이유가 한 가지 늘었다. 메이저리그는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행 규정에서는 구단들이 선수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후스포츠는 “이번 사례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지난 몇 년간 비슷한 일을 해왔다. 브라이언트는 비록 패했지만 떳떳한 싸움을 했다”면서 “현재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NFL(미국프로풋볼리그)을 택한 유망주 카일러 머레이는 많은 것을 돌아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노조는 2021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노사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새로운 협약에서 제2의 브라이언트가 나오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