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가 아니라 ‘무조건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셨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21)는 어느덧 3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2018년 롯데의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한 뒤 이 해 개막전 3루수로 선발 출장하는 등 대형 내야수 재목으로 평가를 받았다. 잠시 빛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 시기는 너무나 짧았다. 데뷔 시즌에는 2018년 87경기 타율 2할3푼2리 4홈런 25타점 OPS 0.639의 기록을 남겼고, 지난해는 무릎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59경기 타율 2할3리 2홈런 9타점 OPS 0.554에 머물렀다. 특히 공격과 수비의 부진이 악순환처럼 연결이 되면서 2시즌 간 21개의 실책을 범했다.
더 이상 퓨처스리그에서는 검증할 부분이 없다는 게 중론. 1군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을 해야하는 것이 한동희의 과제다. 기술적 부분보다는 멘탈적 부분에서 개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선수 자신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일단 한동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사이판 개인 훈련을 떠났다. 하늘 같은 대선배 이대호의 제안이 있었다. 한동희는 “지난해 시즌 중반에 이대호 선배님이 시즌이 끝나면 사이판에 함께 나가자고 말씀을 하셔서 같이 나갔다”면서 “항공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호 선배님께서 지원을 해주셨다”며 사이판 훈련을 나가게 된 배경을 전했다.
22일 간의 사이판 개인 훈련 일정. 일단 한동희는 7kg을 감량하면서 몸을 좀 더 가볍게 만들었다. 체중 감량과 더불어 의미 있던 시간은 이대호와 함께 생활을 하던 모든 순간이었다. 한동희는 “기술적 부분보다는 같이 생활을 하면서 멘탈적인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 좋았던 것 같다”며 사이판에서의 훈련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대호의 조언이 와닿은 부분은 일단 긍정적인 마인드. 한동희는 학창시절부터 ‘리틀 이대호’라는 칭호가 익숙했고 스스로도 롤모델로 삼고 있었다. 고등학교 직속 선배이기도 하다. 같은 조언이라도 최정상의 위치에 올라선 이대호의 조언이었기에 더욱 와 닿았을 수 있다.
그는 “대호 선배님께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게끔 조언을 해주셨다. 그 중에서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그냥 ‘무조건 된다’라는 생각하라고 하셨다. 어떻게 하든지 된다는 생각으로 한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내가 그렸던 큰 그림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 간의 부진도 이제는 다 씻어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생겼다. 그동안 기술적으로 막연한 준비만 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함께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 한동희는 “2년 동안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얻은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선배님과 함께 운동을 하다보니까, 제 몸이나 멘탈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지 확신이 생겼고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과 달리 개막전 3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다. 안치홍의 영입과 신본기의 3루 안착 등으로 경쟁자가 많아졌다. 그래도 올해를 기다리면서 스프링캠프에서 준비에 매진할 생각이다. 그는 “일단 몸 상태는 완벽히 준비했다. 캠프 때 더 다듬어야겠지만 일단 올해는 1군 경기에 많이 나서는 것이 목표고 성적도 잘 났으면 좋겠다”면서 “경쟁자가 많아졌지만 (신)본기 형도 3루로 올 수 있는 상황이라 수비에서는 분명히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 타격은 이제 잘 정립을 하면 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