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 마음이 무겁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33)은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개인 성적은 썩 나쁘지 않지만 4년 연속 가을 잔치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8승 10패(평균 자책점 4.24)를 거뒀다. 전반기 18경기 4승 9패(평균 자책점 4.79)에 그쳤던 백정현은 후반기 10경기 4승 1패(평균 자책점 3.30)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01/202002011216772802_5e34ee1a7ccd5.jpg)
숙원 과제와 같은 10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지만 데뷔 첫 규정 이닝을 소화하며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이 약하다는 이미지를 탈피했다.
삼성의 마지막 10승 좌완은 2016시즌 차우찬이었다. 당시 12승 6패(평균 자책점 4.73)를 거두고 LG로 떠나면서 삼성의 10승 좌완 명맥이 끊겼다. 백정현이 2017시즌과 2019시즌 8승을 거둔 게 팀내 좌완 최다 기록이었다.
백정현은 삼성의 좌완 10승 계보를 이을 유력 후보로 꼽힌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지 못한 백정현은 개인 성적보다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10승 달성에 대한 압박감은 없다. 의식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팀이 이기기 위해 선수 개개인이 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선발 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정현의 취미는 여행과 사진 촬영. 시즌이 끝난 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게 가장 큰 낙이라고 한다. 마치 탐험가의 마음으로 멀고 험한 길을 헤쳐 목적지에 이르렀을 때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헌곤, 맹성주 등 동료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떠났다. 힘겨운 일정이지만 얻는 게 많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행 일정이 힘들지만 다녀오면 복잡한 게 정리된다. 집중력이 향상되는 등 야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백정현의 말이다.
백정현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나의 FA 자격 취득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웃어 보인 뒤 “FA를 앞두고 더 잘해야 한다는 것보다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지난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잘 채워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이 이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