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를 주름 잡았던 1982년생 황금 세대가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듯,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1982년생들의 시대도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다.
특히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정근우(LG), 1982년생 황금 세대를 대표하는 야수 3인방이 지난해 동반 부진에 빠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기로에 선 이들에게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 새 시즌을 앞두고 하나같이 부활을 선언하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롯데와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 2017년 1월 4년 총액 150억원으로 역대 최고 대우를 받고 친정팀에 돌아왔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떨어진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4시즌 연속 3할 타율, 20홈런 기록이 끊기며 2군까지 갔다.

겨우내 체중 감량에 나선 이대호는 “항상 이맘때 체중 감량을 했다.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고, 웨이트도 많이 했다. 안 다치고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며 “(1982년생이) 계속 마지막이라고 하시지만 아직까지 자신 있다.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태균은 지난겨울 FA 자격을 얻었지만 원소속팀 한화와 1년 단기계약으로 배수진을 쳤다. 구단에선 2년 다년계약을 제시했으나 스스로 1년 계약을 역제안했다. 최근 2년간 크고 작은 부상과 부진으로 예전의 김태균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개인 최소 홈런 6개에 그쳤다.
그는 “이제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잘해야 할 시기다. 예전의 김태균으로 돌아가 시즌 후 재평가를 받고 싶다. 팬들에게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1982년생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최고참으로서 우리 동기들이 모범이 되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정근우도 지난해 부상 악재 속에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88경기 출장에 그쳤다. 시즌 후에는 한화의 4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됐고, 2차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LG에서 다시 원래 위치인 2루 자리에서 재도전에 나선다. FA 2+1년 계약의 마지막 해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정근우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왔다. 38세에도 주전 2루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모범사례를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야구를 해온 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려한 시절은 갔지만 아직 마지막 불꽃이 남았다. 명예회복을 꿈꾸는 82년생 트리오가 2020년을 부활의 해로 만들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