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수비-타순' 허문회의 롯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오!쎈 애들레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2.03 15: 02

오프시즌 뜨거웠던 롯데. 성민규 단장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성민규 단장의 시간이 가고 본격적으로 허문회 감독의 시간이 왔다. 이젠 성민규의 롯데가 아닌, 허문회의 롯데로 탈바꿈할 시간이 왔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호주 애들레이드로 출국,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캠프를 차린 곳인만큼 다소 우려도 있다. 1,2차 캠프 구분 없이 한 곳에서만 치르는 일정이다. 근처에서 실전 상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실전 경험을 끌어올리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그럼에도 허문회 감독이 주도하는 롯데의 캠프는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31일 호주 현지에 도착해 하루 여독을 푼 뒤 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3일 훈련-1일 휴식의 훈련 스케줄이다. 일단 첫 번째 훈련 턴에서는 힘을 주지 않았다. 간단한 캐치볼, 그리고 컨디셔닝 훈련에 집중했다. 컨디셔닝에 집중하면서 캠프를 치를 최적의 몸상태를 만들고 있다. 훈련 스케줄도 짧다. 컨디셔닝에 집중하는 첫 훈련 턴의 훈련 시간은 정오를 즈음에 끝난다. 배팅과 수비 훈련에 돌입할 두 번째 훈련 턴에서도 훈련 스케줄이 특별히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자율적인 훈련을 촉구하려는 생각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훈련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은 물론, 아직 맞춰지지 않은 퍼즐 조각들을 맞춰야 한다. 허문회 감독은 캠프 출발을 앞두고 “감독의 욕심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팀 전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캠프 기간 동안 투타 최적의 조합을 찾고 전력 구상을 구체화 해야 한다. 
일단 FA로 잔류에 기약이 없는 손승락, 고효준이 없는 불펜진 재편이 필요하다. 현재 3명의 젊은 선수들에게 불펜 준비에 대한 통보를 한 가운데, 마무리 후보로는 김원중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이미 코칭스태프는 김원중에게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한 상황이다. 지난해 김원중은 선발 투수로 17경기 평균자책점 6.16, 구원으로는 11경기 평균자책점 2.45의 기록을 남긴 바 있다. 불펜 투수, 그리고 클로저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전망이다. 박진형, 진명호, 구승민, 박시영 등도 우완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 
좌완 불펜진의 경우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활약을 펼친 정태승의 기량 발휘가 중요해 질 전망이다. 고효준의 공백에도 스프링캠프 명단에 좌완 투수는 정태승,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유영이 유이하다. 이들이 고효준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 가늠해봐야 한다.
또한 타순 재배치다. 안치홍이 FA로 합류한 상황에서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 등 기존의 국가대표급 상위 타선 라인업이 한층 더 강해졌다. 이들의 최적 타순을 찾아 공격력을 극대화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가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둔 선수임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리그 최하위였던 포수 포지션의 공격력도 지성준의 합류로 보강이 됐다. 이들의 타순을 어디에 배치하는지도 중요하다. 
아울러 전준우의 1루 전환 성공 여부, 전준우의 1루수 배치로 인한 외야 공석을 채우는 인물을 찾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민재,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내야와 외야 겸업을 시도하고 있는 고승민, 강로한이 유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전준우는 주전 1루수로 거듭나기 위해 수비 훈련을 밀도 있게 실시한 뒤 선수단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외야수 훈련도 병행할 전망이다.
롯데의 오프시즌은 희망적이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을 논하기에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붙은 전력 요소들이 많다. 성민규 단장이 만들어 낸 작은 가능성을 이제 허문회 감독이 확실한 결과물로 만들어야 한다.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는 그 시작점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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