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은 연봉 협상이고 훈련은 훈련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27)은 팀내 유일한 미계약 선수 신분이다. 지난해 3억 원을 받은 구자욱은 삭감을 제시한 구단 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30일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1월 31일까지 계약을 못했을 경우 그 선수는 전년도 연봉의 1/300의 25%를 1일분으로 한 보류수당을 받게 돼 있지만 선수에게 후한 우리 구단들이 그렇게 박하게 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연봉 협상과 훈련은 별개다. 구자욱은 1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잔류조 선수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팀내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을 고려하면 쉬엄쉬엄 할 만도 하지만 오전부터 오후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12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7리(475타수 127안타) 15홈런 71타점 66득점을 기록했다. 1군 데뷔 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던 그는 처음으로 쉼표를 찍었다.
구단 측은 형평성을 내세우며 구자욱을 연봉 삭감 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구자욱에게 수정 제시안을 내밀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구자욱은 그동안 주축 선수로서 제 몫을 해왔고 1군 데뷔 후 연봉 협상할 때마다 구단 제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부분을 고려해 연봉 동결을 희망하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 강타자 긴지(32)와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등 올 시즌을 잔뜩 벼르고 있다. 지고는 못 사는 구자욱이기에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할 만할 터.
보통 연봉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 훈련도 집중하기 어렵다. 그러나 구자욱은 프로답게 연봉 협상과는 별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계약과 훈련은 별개'라는 구자욱의 태도는 기특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