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17년전 실수를 되풀이 했다.
전남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 하나시티즌을 규탄했다. 같은 날 발표한 외국인 선수 바이오 영입 때문이다. 전남은 ‘대전하나시티즌의 바이오 선수 영입에 대한 전남드래곤즈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대전하나시티즌이 바이오를 ‘하이재킹’한 것이라 주장했다.
전남은 보도자료에서 '연봉 인플레'와 '오버 페이'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또 K리그 구성원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는 이야기도 건넸다.

그런데 전남은 일단 자신들이 제대로 영입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다. 전남은 "바이오 선수 영입을 위해 그들이 한 행위는 자신들의 일에 몰두한 것이며 자본주의 시장에서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없을 수도 있다'가 아니라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일단 전남은 바이오와 재계약을 시도했다. 전남은 바이오 임대당시 우선 협상권을 계약에 포함 시켰다. 하지만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우선 협상권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대전은 다른 선수 영입에 나섰다.
그런데 바이오의 전남의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 소속구단, 브라질 현지 에이전트, 한국 에이전트 사이의 지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바이오와의 개인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다. 이적 동의서 등에 바이오는 사인하지 않았다.
바이오 영입에 대해 대전 구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바이오 영입에 대해 전남에게 수 차례 이야기를 했다. 우선 전남은 바이오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전남이 비록 선수와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미리 교감을 나눴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제안이 왔기 때문에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전남쪽에서 항의가 왔었고 결국 선수와 협상을 하라고 전달했다. 그런데 결국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우리가 다시 협상을 통해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전남은 바이오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반면 대전은 바이오를 설득했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전남은 이미 지난 2003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전북에서 활약했던 마그노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에도 전남은 문서로 계약을 처리하지 못했다. 전북은 3년 동안 선수에게 관심을 보였고 공을 들인 끝에 영입했다. 전북은 마그노가 자유계약으로 풀린 상황에서 본격적인 영입작업을 펼쳤다. 선수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전북은 마그노 영입을 위해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원 소속팀이던 브라질 플루미넨세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업자 정신 위반'이라는 말을 쓰기에 전남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실수도 되풀이 했다. 올 시즌 승격에 도전하는 전남은 시작부터 먹구름이 끼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