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곡부터 대마초"..'배철수 잼' 첫방, 이장희X정미조가 떠올린 그 시절[종합]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20.02.03 23: 20

 '배철수 잼'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이장희와 정미조가 시청자들을 추억으로 소환했다.
3일 방송된 MBC '배철수 잼'에는 첫 번째 게스트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세시봉 멤버 이장희와 70년대 디바 정미조가 출연했다.
이장희는 근황에 대해 "울릉도에서 잘 있다가 배철수 씨가 불러서 올라왔다"라며 "120년 된 집을 개조해 살고 있다. 내가 살 수 있게 겉만 고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장희는 과거 콧수염을 길렀던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 모터사이클을 좋아했다. 그걸 밤에 타다가 '우선 멈춤'이라는 표지판 글자를 못보고 지나쳤다. 그러다 날아가는 사고를 당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잠시 정신 잃었다가 깨보니 이(치아)가 없어졌더라. 그 다음날 아침 병원 가서 치료를 받는데 윗입술 속에서 치아가 나왔다. 의사가 상처를 꿰메고 나가면서 '수술자국이 심하니 수염을 기르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에 배철수 역시 "난 일부러 기르려고 한 게 아니라 귀찮아서 냅두다보니 수염이 자랐다. 어느날 거울을 보니 수염이 있어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물어보니 여자들이 괜찮은 것 같다고 해서 기르게 됐다"고  털어놨다.
정미조는 1972년 '개여울'로 데뷔했으며, 돌연 은퇴 후 파리유학을 떠났다. 이후 그는 미대 교수로 일하다 37년 만인 지난 2016년 가요계에 컴백했다.
먼저 정미조는 자신의 데뷔 스토리를 들려줬다. 정미조는 "이화여대 재학 시절 기숙사에서 노래를 잘한다고 소문이 나 이화여대의 축제 '메이데이'에서 무대에 오르게 됐다"라며 "축제에 패티김이 초대됐는데 내 노래를 듣게 됐다. 그러더니 무대 뒤에서 패티김이 '너 노래 진짜 잘한다. 매주 내 쇼의 게스트로 초대할 테니까 와서 노래를 불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미조는 교칙으로 인해 연예계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연예계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미조는 배철수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정미조는 "저는 배철수와 송골매를 따로 알고 있었다"라며 "1979년도에 파리에 갔는데, 송골매는 그때쯤 나왔다. 대기실에 선배들이 쭉 있는데도 인사도 안 하고 나가더라. 그래서 얼굴을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를 들은 배철수는 당황하며 "낯가림이 심해서. 죄송합니다 선배님. 그때는 어리석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특히 배철수는 이장희, 정미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철수는 “저는 젊은 친구들에게 두 분을 꼭 소개시켜드리고 싶었다. 멋진 두 분이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저는 프로그램을 찍으러 온 것이 아니라 놀러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미조, 이장희는 금지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장희의 대표곡들인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등은 모두 금지곡으로 지정된 바 있었다. 배철수는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 금지곡의 아버지는 이장희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장희는 "'그건 너'는 책임을 남한테 전가해서라고 했다. '한 잔의 추억'은 음주 조장이었다. '불 꺼진 창'은 불륜 조장이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정미조 역시 '금지곡 지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정미조는 이장희가 1975년에 작곡한 '휘파람을 부세요'가 금지곡 된 이유에 대해 "퇴폐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듬해 가수 송창식이 만들어준 '불꽃' 역시 히트한 후 가사가 선동적이란 이유로 금지곡이 됐다고 말했다.
이장희는 과거 대마초 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났을 당시도 떠올렸다. 이장희는 "구치소에 들어간 날이 12월 2일이었다. 위에 조그만 창이 있는데 눈이 내렸다. 창으로 밖을 내다보면서 연예계 생활을 되돌아봤다. 내가 연예계 생활을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박재정은 이장희의 대표곡이자 과거 금지곡이었던 명곡들을 메들리로 들려줬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압도적. 박재정은 "지금 제 또래가 느끼지 못하는 가사가 참신하게 느껴졌다. 나도 이런 걸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존경을 표했다.
그러면서 박재정은 정미조에 대해선 "깔끔하게 잘 보존된 목소리"라고 말했다. 또 정미조의 최근 앨범을 좋아할 정도로 각별한 팬심까지 과시했다.
방송 말미에는 이장희가 프로듀싱했던 가수 김완선이 깜짝 등장해 다음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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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철수 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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