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수뇌부를 비롯해 현장의 수장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다. 롯데의 스프링캠프는 생소함과 마주한 채 진행이 되고 있다.
롯데의 스프링캠프 하루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하루의 시작이 훨씬 빨라졌다. 오전 6시 30분부터 조식 후 ‘루틴조’라고 불리는 얼리워크 인원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훈련장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선수단 숙소 근처의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빌렸고 이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이후 선수단 전체 훈련 시작 시간에 앞서 훈련장으로 이동해 개별 훈련을 진행한다. 통상적으로 오전 9~10시부터 전체 훈련이 진행됐고 얼리워크 인원들도 8시부터 훈련을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훈련 시작 시간이 빨라졌다.
그리고 정오를 즈음해 모든 훈련이 끝난다. 전체 훈련 시간은 약 3시간 남짓이다. 이후 선수들이 각자 부족한 부분들을 보충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등 시간을 보낸다. 메이저리그 훈련 시스템으로 뒤바뀌었다. 롯데 선수들 입장에서도 생소한 훈련 스케줄이다. 이제 적응을 시작해야 한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2/04/202002041202773807_5e38e01090769.jpg)
여기에 허문회 감독과 선수들 간의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도 이전과는 다르다. 본격적인 첫 훈련을 앞두고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방향성을 선수단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약 20분 가량 미팅 시간을 할애해서 자신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선수단에게 전달했다.
그렇다고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개별적인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자신의 철학을 선수단에게 전달하면서도 훈련에 있어서는 자발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는 게 선수들의 전언. 무작정 다가가서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소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허문회 감독의 리더십이다.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떠나기에 앞서서 베테랑 선수들을 비롯해 주요 선수들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선수들의 상황와 향후 주안점, 더 나아가 시즌 중의 보직 부분에 대해서 미리 파악을 해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철학이 선수단에게는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철학과 방향성이 곧 성공을 위한 길이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고 있다. 한 선수는 “일단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방향성이 생소한 것은 맞다. 선수들도 반신반의한다. 하지만 감독님은 자신의 철학으로 ‘성공할 것이다’가 아닌 ‘분명 성공한다’고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심어주려고 한다. 선수들을 향한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자신의 철학과 방향성을 따라하면 꼭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철학과 방향성이 선수단에 정착하는 데에는 시간은 걸릴 수 있다. 이제 막 시작된 허문회 감독만의 시간이고 방향성을 본격적으로 주입할 수 있는 시간이다. 구단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선수들에겐 낯선 상황이지만 이 상황을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올 시즌 롯데의 시즌 성패와 방향성을 확인하는데 핵심이 될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