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잘 보이려고 훈련 더 많이 하지 마라.”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지휘하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통상 훈련을 앞두고 수석코치가 미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허문회 감독은 미팅 전 약 10분 가량을 할애해 자신의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두 번째 훈련 턴의 첫 날인 5일, 허문회 감독은 역시 선수들 앞에 서서 자신의 철학과 방향성을 얘기했다. 허 감독이 추구하는 효율성 있는 훈련, 실전 같은 훈련이라는 방향성과 철학을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선수들에게 낯선 방향성이기에 허 감독은 매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 앞에 서고 있다.

허 감독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선수들에게 10분 정도 설명하고 있다. 옛날처럼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지도자 생활을 거의 17년 간 했다. 그동안 많이 배웠고 느꼈던 점들이었고 나만의 신념이다”고 언급했다.
선수들을 앞에서는 “오래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많은 훈련을 하면 결국 자신의 폼도 망가지고 피로도 쌓인다. 몸이 안 따라주기 마련이다. 물론 그라운드에 오래 있으면 편안하고 만족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전 같이 훈련하고 효율성 있게 하면 머리가 생각하는대로 몸이 안 따라준다. 훈련에서도 몸이 바로 반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 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생소하고 불안할 수도 있지만 내 철학을 믿고 따라와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선수들에게 “내게 잘 보이려고 훈련을 많이 하는 그런 선수들을 나는 싫어한다. 효율성 있게 훈련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부터 처음 시작한 기술 훈련에서도 효율성, 실전 같은 훈련을 실천했다. 박종호 수석 및 수비 코치가 진행하는 수비 펑고 훈련. 통산 수비 펑고에서 실책을 하면 한 번 더 펑고를 받거나 ‘쪼그려 뛰기’ 같은 벌칙을 수행하고 다시 펑고를 받는다. 하지만 박 코치는 “실책하면 그 상황은 끝난 것이다. 다음은 없다”면서 실전과 같은 상황을 적용하면서 선수들에게 효율과 집중을 요구했다.
허문회 감독은 “아직까지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도 낯설 수 있다. 키움에서 코치를 했을 때도 장정석 감독님과 잘 맞아서 방향성 있게 갈 수 있었다"면서 "일단 훈련 초반에는 미팅 시간을 할애해 선수들에게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들을 계속 가질 예정이다. 선수와 코치들 모두 내 철학과 방향성을 함께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