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이 사인훔치기보다 나쁘다? 로즈 반문 생각해봐야” 美 야후스포츠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2.06 13: 01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이번 겨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오프시즌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2400만 달러 FA 계약 등 초대형 이적 소식보다도 메이저리그 팬들의 이목을 끈 것은 휴스턴과 보스턴의 사인훔치기 스캔들이었다. 휴스턴은 2017년 외야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팀의 사인을 훔친 다음 쓰레기통을 쳐서 타자에게 사인을 전달한 것이 마이크 파이어스의 내부 고발 덕분에 드러났다. 보스턴 역시 2018년 리플레이 룸에서 상대팀의 사인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휴스턴의 사인훔치기 스캔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구단과 관련 인사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은 1년 무보수 자격정지를 당했고, 휴스턴 구단은 500만 달러 벌금과 함께 향후 2년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했다. 보스턴은 아직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 피트 로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무국의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휴스턴은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해임했다. 보스턴도 2017년 휴스턴 벤치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감독과 결별했고, 2017년 휴스턴에서 뛰었던 뉴욕 메츠 카를로스 벨트란 감독은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이러한 징계에도 일각에서는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감독 시절 도박으로 영구제명을 당한 피트 로즈는 탄원서에서 “나는 휴스턴과 보스턴의 사인훔치기 관련자들에 비해 지나치게 강한 벌을 받고 있다”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로즈는 감독 시절 자신의 경기 결과에 베팅한 사실이 드러나 영구제명을 당했다. 하지만 로즈는 자신의 팀이 이기는데에 돈을 걸었다며 꾸준히 복권을 요청하고 있다. 야후스포츠는 6일 “로즈는 단순히 도박 때문에 제명된 것이 아니다. 이후 상황에 따라 계속 말을 바꾸며 위증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복권되지 못했다. 하지만 로즈의 주장은 깊게 생각해볼만하다”고 전했다.
야후스포츠는 “도박은 야구계에서 오랫동안 가장 큰 범죄로 여겨졌다. 자신의 경기에 베팅을 했다가 단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곧바로 영구제명을 당한다. 두 번째 기회는 없다. 그렇다면 사인 훔치기는 어떤가?”라며 두 부정행위에 대한 징계의 형평성을 지적했다.
메이저리그는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벌어진 블랙삭스 스캔들(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에서 고의적으로 패하며 승부조작을 벌인 사건) 이후 승부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박에 강한 징계를 내리고 있다. 자신과 상관없는 경기에 베팅을 할 경우 1년 자격정지, 자신과 관계있는 경기에 베팅을 하면 곧바로 영구제명이다.
야후스포츠는 “로즈가 옳다”면서 “처벌이 맞지 않다. 사인훔치기와 관련된 인사들은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몇 년 후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도박으로인해 제명된 선수들은 복권되지 못하고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야후스포츠는 “도박에는 회색지대가 없다. 반면 사인훔치기는 어느정도 용인되는 수준이 있다. 투수의 말을 들으려고 하거나, 2루 주자가 포수의 사인을 보는 것은 논란이 있지만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카메라로 사인을 보고 타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명백히 선을 넘는 부정행위”라면서 "규정이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즈의 문제제기로 야구계는 한동안 계속 시끄러울 전망이다. 하지만 야후스포츠는 “이번에는 로즈의 문제제기가 정당할지도 모른다”며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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