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유니폼 입을 수 있다는 자체가 정말 행복"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2.06 15: 02

롯데 자이언츠 투수 장원삼(37)의 고향은 경남 창원이다. 사파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그는 거인 군단의 일원이 되어 사직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현대 유니콘스,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됐다. 돌고 돌아 고향 팀 유니폼을 입으며 뒤늦게 꿈을 이룬 셈이다. 
6일 오전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장원삼은 “초등학교 때 롯데기 야구대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는데 뒤늦게 꿈을 이뤘다”고 웃어 보였다. 

장원삼 /what@osen.co.kr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장원삼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몸 상태가 아주 좋다. 무릎 통증도 없고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코치님께서 피칭 스케줄은 알아서 잡으라고 하실 만큼 최대한 배려해주신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장원삼의 풍부한 경험이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장원삼은 “아무래도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나니까 후배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 편하게 다가오길 바란다”고 했다. 
올 시즌 롯데 퓨처스팀의 지휘봉을 잡게 된 래리 서튼 감독과 1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장원삼은 “2006년 데뷔 첫해 감독님과 현대에서 함께 뛰었다. 외국인 선수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건 처음이었는데 감독님이 되게 점잖고 따뜻한 분이셨다. 그땐 새내기였는데 이젠 최고참급 선수가 됐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감독님과 다시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장원삼의 등번호는 19번. 오랫동안 함께 했던 13번을 달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의미 없다. 인제 와서 등 번호에 집착하는 것보다 남아 있는 거 아무거나 달라고 했다”. 
SBS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나오는 드림스의 베테랑 투수 장진우는 한때 19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그는 연봉 5000만 원을 제시받고 은퇴를 고민했으나 마지막으로 팀에 공헌하기 위해 현역 연장을 택했다. 
연봉 대폭 삭감에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강한 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한 각오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장원삼의 현재 모습과 사뭇 비슷한 느낌이다. 
이에 장원삼은 “아직 한 번도 못 봤는데 야구계의 각종 이슈를 다루는 등 정말 재미있다고 들었다. 장진우는 나보다 연봉이 더 많다”고 웃은 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자체가 정말 행복한 일이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고 연봉으로 보상받는다고 한다. 고액 연봉을 받으면 좋겠지만 이제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다 받아들이고 이곳에 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때 룸메이트를 이뤘던 송승준(40)과 함께하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그는 “대표팀 때 승준이 형과 정말 잘 지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추억이 많다 보니 친하게 지낸다. 함께 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는데 정말 기쁘다. (이)대호형도 ‘너와 함께 할 줄 몰랐는데 반갑고 잘해보자’고 했다. 좋아하는 선배들과 야구 인생의 후반기를 함께 하게 돼 행복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며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장원삼에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 마운드에 오르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제 견제할 때  내게 ‘마!’ 소리치지 않겠지”라고 너스레를 떨며 “과거 사직 원정 경기 때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들과 함께 관중석을 쳐다보며 ‘이곳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린다면 정말 엄청날 것 같다’고 이야기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개인 통산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장원삼은 “팀에서 나보다 우승 반지가 많은 선수는 없다”고 웃으며 롯데에 승리의 기운을 전해주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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