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KIA 스프링캠프에서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는 맷 윌리엄스(55) 감독의 활동량은 웬만한 선수들을 능가한다. KIA 구단 관계자는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직접 움직이신다”고 표현했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테리 파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시작된 KIA의 스프링캠프는 역대 최대 규모의 ‘빅캠프’이다. 윌리엄스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 20명, 선수 54명으로 총 74명의 대규모 인원이 플로리다에 입성했다.
부상 회복 중인 김주찬이 10일 추가 합류하면 선수만 55명으로 늘어난다. 대개 스프링캠프에서 선수 인원은 40~50명 선으로 구성되지만 올해 KIA는 새로 부임한 윌리엄스 감독의 폭넓은 선수 파악을 위해 사실상 1~2군 캠프를 통합했다. 올해는 퓨처스 캠프를 따로 두지 않았다.

제로 베이스에서 선수들을 파악해야 하는 윌리엄스 감독도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테리 파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총 4개 면의 구장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눈에 담고 있다. 배팅볼도 던지고, 펑고도 치며 훈련에 참여한다.

6일에는 2개조로 선수들의 훈련을 나누며 효율성을 높였다. 투수와 야수들이 함께 하는 전술 수비 훈련인 PFP(Pitcher Fielding Pracrice) 때는 직접 2루에서 주자처럼 리드하는 동작을 펼쳤다. 상황에 따라 좌우로 움직이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관찰했다. 감독이 바로 뒤에서 실전처럼 움직이니 선수들의 집중력도 더 상승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오후 1시가 훌쩍 지나서야 끝났다. 윌리엄스 감독은 마지막 조의 훈련까지 모두 지켜본 뒤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와 함께 선수단 중에서 가장 늦게 점심 식사를 했다.
공식 팀 훈련은 여기서 끝이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업무는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됐다. KIA 관계자는 “윌리엄스 감독은 훈련이 끝나도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자주 갖는다. 제로에서 시작하는 만큼 코치들에게 자신의 야구관을 설명할뿐만 아니라 코치들에게도 여러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미팅 시간도 길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많다 보니 1군뿐만 아니라 퓨처스 팀 코치들까지 캠프에 대거 합류, 1~2군 선수단 모두 윌리엄스 감독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강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부드러운 스킨십으로 선수와 코치, 직원들과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윌리엄스 감독이 KIA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