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를 몰아서, 승리까지 잡았네요."
아프리카 간판 선수인 '기인' 김기인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소년가장이나 '71인분'이라는 반갑지 않은 애칭을 더 들어도 되지 않을 정도로 팀원들의 준수한 활약이 그를 기쁘게 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동료들과 주고받는 간단한 대화나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와 팀원들과 즐겁게 대화에서 그의 줄어든 부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프리카가 6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1라운드 그리핀과 팀 개막전서 2-0 완승을 거뒀다. 1세트를 50분 넘는 장기전끝에 아슬아슬하게 잡았지만, 2세트에서는 주도권 싸움서 우위를 점하면서 첫 승전보를 기분좋게 울렸다.

특히 1, 2세트 교대로 출전한 원딜 두 명의 활약이 돋보였다. 'SS' 서진솔은 1세트 MVP, 2세트 교체 투입된 '미스틱' 진성준은 기막힌 움직임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한 타의 주역이 되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첫 승을 거둔 소감을 묻자 김기인은 "1세트 중간에 힘든 순간도 있었다. 역전하면서 기분 좋았다. 1세트 역전승의 기세를 잘 살려 2세트까지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승리를 만족해했다.
덧붙여 그는 "상대가 어떤 챔피언을 할지, 경기력이 어느 정도 일줄 가늠이 안돼,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했는데, 2-0으로 승리해 만족스럽다"라고 승리를 다시 한 번 기뻐했다.
사실 2020시즌 '기인' 김기인에게 특별한 시즌이다. 그의 가치를 인정한 소속팀 아프리카가 장기계약으로 그를 잡았기에 그의 마음가짐 또한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날 경기에서 다른 선수들의 활약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기인은 "이제는 내가 잘 풀리지 않아도, 상황을 캐리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마음가짐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목표는 일단 롤드컵 진출이다. 목표 외에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아직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겸손하지 않으면 안 좋은 영향이 오는 것도 있는 것 같아, 최선을 다해 목표를 위해 달리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기인은 남다른 승부근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개막전을 승리하면서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앞으로도 응원부탁드린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