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강한 타구가 해법이다. 단순하지만 실천하는 것이 힘들었던 그 과정을 롯데 자이언츠는 새로운 현장의 수뇌부와 함께 재정비에 나선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롯데는 지난 5일부터 본격적인 기술 훈련에 돌입했다. 애들레이드 도착 이후 첫 3일간의 훈련 기간에는 스포츠 사이언스팀 및 트레이닝 파트의 건의로 컨디셔닝에만 집중하며 몸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었다. 타격 훈련 역시 첫 3일 간은 실내 연습장에서 가볍게 티배팅만 소화했고 기술 훈련에 돌입한 뒤부터 야외 배팅 케이지에서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아무대로 지난해 팀 타율 꼴찌(0.250)에 머물렀던 상황을 생각하면 타격 훈련 시간에 코칭스태프의 관심이 쏠린다.
일단 배팅볼을 던지는 지점이 홈플레이트보다 한참 앞에 있다.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가 18.44m이고 통상적인 배팅볼 훈련 때에도 기존의 18.44m보다 앞에서 배팅볼을 던지지만, 롯데의 타격 훈련 때는 훨씬 앞으로 당겨져 있다. 15m가 채 안되는 지점에서 배팅볼이 타자를 향해 날아온다.

지도자 커리어의 대부분을 타격 코치로 보낸 허문회 감독은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10여 년 간 타격 코치로 경력을 쌓았던 라이언 롱 타격코치 모두 팀 타격의 반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허문회 감독은 ‘실전 같은 훈련’의 모토를 타격 훈련에서 도입하기로 했다. 허 감독은 “실전 같은 훈련을 좋아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고, 이를 롱 코치와도 깊은 대화를 하면서 의견을 나눴다. 롱 코치도 나의 의견에 동조를 하면서 실전 같은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타격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롱 코치는 이러한 훈련의 이유를 선수들이 배팅 훈련이 끝날 때마다 설명해주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터치는 전혀 없다. 어떤 선수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욕심보다는 선수들이 이러한 훈련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훈련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만 고민하고 있다.
전준우는 “롱 코치님이 왜 가까이에서 배팅볼을 치는 훈련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해주신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서 반응 속도는 당연히 빨라지고, 히팅 포인트도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옮겨지게 된다”고 말했다. 빠른 반응 속도로 더 강하고 빠른 타구를 생산해낼 수 있는 방법을 훈련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롱 코치는 "가까이에서 배팅볼을 던지는 이유는 실전에서 치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물론 실전과 차이는 있겠지만 이를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면서 "이런 다양한 실전 환경을 만들어서 훈련에 접목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훈련의 이유는 지난 시즌부터 저하된 공인구의 반발력에 대한 대응법이다. 무엇보다 롯데는 지난해 반발력이 새로운 공인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팀이었다. 시즌 막판 팀 순위도 최하위로 쳐지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지 못했던 부분도 있지만 이는 타격의 논점과 방향성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못한다.
허문회 감독은 키움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시기를 떠올리며 “공인구 반발력이 높았을 때는 히팅 포인트를 뒤에 놓고 쳐도 잘 뻗었다. 하지만 새로운 공인구는 히팅포인트를 앞에 놓고 치는 것말고는 답이 없다. 결국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드는 방법은 그것 뿐이다”고 설명을 했다.
결국 개개인의 타격 생산력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 이대호, 새롭게 합류한 안치홍까지 타선의 이름값들은 화려하다. 하지만 이대호, 손아섭, 안치홍 모두 커리어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던 지난 시즌이었다. 개인의 생산력을 높여야 결국 팀 타선 전체의 조화와 생산성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롯데 타선의 파괴력을 다시금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랩소도, 블라스트 모션 등 타격 데이터 분석 장비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새로운 훈련 방법을 통해서 지난해의 수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