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거 배터리 코치 “지난해 잊고 새로운 시선에서 다시 시작” [오!쎈 애들레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2.08 13: 02

“최근 롯데 포수진의 부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는 잊고 새로운 시각에서 포수진을 바라보고 코칭을 할 것이다.”
최근 두 시즌간 롯데의 최대 문제는 포수진이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폭투의 문제를 단순히 포수로만 치부할 수는 없지만 103개의 폭투로 리그 역대 최초 100폭투라는 불명예 기록을 찍었다.
결국 롯데는 새로운 배터리 코치로 한국계로 알려진 행크 콩거(32)를 신임 배터리 코치로 임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전 포수급으로 활약했고 프레이밍에서 가치를 인정 받기도 했다. 

롯데 행크 콩거 코치가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sunday@osen.co.kr

2018년 멕시코리그가 현역 생활의 마지막이었다. 손목 수술을 받았고 더 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은퇴를 했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의 헌팅턴 비치 고등학교에서 학생 선수들을 지도한 것이 전부다. 지도자 경력에 대한 의문부호는 있다.
콩거 코치는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 내게 큰 도전이다. 선수로 활약할 때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롯데의 제안을 받았을 때 흔쾌히 수락했다. 한국에 온 것이 흥분된다”며 한국 야구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 "포수는 어떻게든 리더가 되어야 한다"
콩거 코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기술 훈련은 당연하다. 하지만 포수가 투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감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투포수와의 호흡 문제는 꾸준히 지적되어 온 문제 중 하나였다. 투수진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롯데 포수진이고 선후배 관계가 장애물이 되기도 했다. 콩거 코치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극복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선후배 관계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나도 에인절스에서 제러드 위버, 댄 해런 등 베테랑 투수들과 있었을 때 같은 심경이었다.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이었다”며 “일단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소통하는 것이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필드에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이 경기를 리드하고 있다’라는 점을 어떻게든 보여줘야 한다. 제스처를 크게 하든, 목소리를 크게 내든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나이 때문에 플레이에 지장이 생기는 요소는 없애야 한다”며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자신의 역할에 집중한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롯데 행크 콩거 코치가 포수진을 지도하고 있다. /sunday@osen.co.kr
▲ “지난해 부진 생각 안해…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것”
현재까지 콩거 코치와 롯데 포수진의 호흡은 괜찮다. 콩거 코치는 영어로 코칭을 하다가도 ‘좋았어!’ ‘최고야!’ 등의 간단한 한국어를 섞어가면서 포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롯데의 포수들이 오픈 마인드를 갖고 정보들을 잘 흡수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부분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
일단 자신의 경험들을 토대로 롯데 포수진을 새로운 시선에서 접근하고 있다. 기본적인 훈련의 내용들은 비슷하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접근 방식이 색다르다. 지성준은 “기본적인 큰 틀은 같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다른 것 같다. 기본에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고 그동안 내가 배웠던 기본기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며 콩거 코치와의 얼마 되지 않은 훈련 시간에서 느낀 부분을 전했다. 
선수들 스스로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많은 질문을 해주기 바라고 있다. 그는 “우리 팀 포수들이 많은 질문을 해줬으면 좋겠다. ‘왜 이런 훈련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느끼고 질문을 해야만 선수들에게 훈련 과정을 설명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일단 현재까지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 잘 따라오고 응용주문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의 모습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콩거 코치의 신념이다. “사실 나도 우리 팀 포수진의 작년 모습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해가 바뀌었다. 지난해의 모습은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백지화 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 지나간 것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지금부터 어떻게 발전해야 할 지만 신경 쓸 것이다”고 강조했다. 
▲ “포수진은 내가 감싸고 케어할 것”
모든 선수들이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한 뒤 이를 어떻게 잊고 극복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롯데의 포수진 문제는 멘탈적인 부분으로 인해 최악으로 치닫은 부분도 있었다. 콩거 코치는 자신이 롯데 포수진 전체의 보호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선수들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할 것 같다. 포수들마다 성향이 어떻고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과제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고의 선수든, 루키 선수든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해도 격려하고 괜찮다고 해야 심리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을 강조할 것이다”면서 “우리 포수들이 내가 그들을 감싸고 있고, 케어를 하고 있다는 인식들을 심어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롯데 팬들의 열정도 익히 알고 있기에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려는 마음이다. /jhrae@osen.co.kr
롯데 행크 콩거 코치가 지성준을 지도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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