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양 쪽 다 생각하고 있다”.
‘대투수’ KIA 양현종(32)이 내년 시즌 해외 무대에 도전 의지를 밝혔다.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차려진 KIA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양현종은 시즌 후 해외 진출에 대한 속내를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다시 FA 자격을 얻는 양현종은 “중요한 해이지만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 아프지 않고 잘 마무리한다면 좋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광현이처럼 저도 해외 진출은 마지막 기회일 듯하다.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고 싶지 않다. 해외 가서 어떻게 할지 몰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 2014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만족스런 조건을 받지 못해 KIA에 남았다. 이어 2016년 시즌 후에는 처음으로 FA가 돼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입단 직전까지 갔지만 고심 끝에 KIA에 남았다.
그렇다면 올 시즌 후에는 미국일까 일본일까. 이에 대해 양현종은 “양 쪽 다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더 큰 무대인 미국을 접해보고 싶긴 하다”며 “미국이든 일본이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어느 나라든) 가서 잘해보고 싶다”며 큰 무대 도전 의지를 강조했다.

올해 만으로 32세인 양현종은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다. 나이대로 보면 전성기에 해외에 나가지 않은 아쉬움이 있을 법하다. 특히 4년 전에는 본인이 결정만 내리면 일본 진출이 확실했다. 당시 요코하마는 2년 총액 6억엔으로 양현종에게 특급 대우를 제안했다.
4년 전을 떠올린 양현종은 “그때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아이도 태어났고, 여러 가지 일이 겹쳤다. 말로는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했지만, 진짜 속마음으로는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며 “지금은 작년부터 계속 도전 의지를 진심으로 말해왔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고, 나를 원하는 구단만 생긴다면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해외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2월 중하순 불펜피칭 예정으로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리고 있다. 양현종은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1살, 1살 먹으면서 회복이 조금 더딘 느낌은 있다. 선배님들이 ‘나이 못 속인다’는 말이 진짜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9일 캠프 시작 후 처음으로 캐치볼을 하며 공을 던지기 시작한 양현종은 “체력적으로 준비를 더 하려 한다. 올해 아프지 않고 잘 마무리하면 좋은 기회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내년에 만약 미국으로 진출한다면 지금보다는 몸을 빨리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광현이나 (류)현진이형처럼 1월부터 따뜻한 곳(해외)으로 가서 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도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