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의 마지막 선물’ 2020 NBA 올스타전, 역대급 재미 선사한 비결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2.17 15: 03

코트를 영원히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겼다. 
‘NBA올스타전 2020’이 17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개최됐다. ‘팀 르브론’이 ‘팀 야니스’를 157-155로 꺾고 승리를 차지했다. 올스타 MVP인 ‘코비 브라이언트 MVP 어워드’는 3점슛 8개 포함, 30점을 몰아친 카와이 레너드에게 돌아갔다. 
최고의 별들이 모두 모이는 NBA 올스타전은 사실 3점슛 대회와 덩크슛 대회 등 전야제에 비해 본 게임이 재미가 없어 고민이 깊었다. 동서부 컨퍼런스의 전력차까지 두드러져 슈퍼스타들도 서부에 집중됐다. 서부에서 스타들이 탈락하고, 동부에서 기량과 인기가 떨어지는 선수가 올스타에 뽑혀 논란이 됐다. 경기내용도 일방적으로 서부가 이기는 경우가 많아 재미가 반감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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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는 고민 끝에 포맷을 변경했다. 동서부가 겨루던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2018년부터 각 팀 주장이 뽑힌 선수들을 재구성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경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선수들의 경쟁의식이 옅어졌고, 부상이 생길 수 있는 올스타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코비를 추모하는 올해는 경기방식을 더욱 파격적으로 바꿨다. 3쿼터까지는 매쿼터마다 점수를 새로 매겨 승자팀이 지역사회에 10만 달러씩을 기부했다. 4쿼터에는 시간제한 없이 3쿼터까지 점수가 높은 팀에서 코비의 등번호 24점을 더한 목표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이기도록 바꿨다. 경기 중반 가비지 타임이 생기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을 막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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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공이었다. 1쿼터는 53-41로 팀 르브론이 이겼다. 0-0으로 다시 시작한 2쿼터는 반대로 51-30으로 팀 야니스가 승리했다. 3쿼터가 41-41 동점이 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157점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승자가 됐다. NBA가 4쿼터 상업광고까지 배제하면서 온전히 승부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판을 깔아주자 선수들이 제대로 뛰었다. 4쿼터에 선수들은 플레이오프를 연상시키는 거친 수비를 선보였다. 한 쿼터 50점 이상 넣었던 선수들이 갑자기 24점 넣기가 쉽지 않았다. 카일 라우리는 막판 두 번의 기막힌 공격자 파울을 유도했다. 아테토쿤보는 역대급 블록슛으로 제임스의 슛을 막았다. 비디오판독까지 갈 정도로 간발의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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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점수 157점을 1점 남기고 앤서니 데이비스가 자유투 2구를 얻었다. 데이비스는 첫구를 실패하면서 짜릿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데이비스는 두 번 실수하지 않았다. 마치 파이널 7차전에서 얻은 결승 자유투를 보는 느낌을 줬다.
경기곳곳에 코비의 유산이 있었다. 경기 전부터 코비를 추모하는 공연이 열렸다. 선수들은 24초 동안 코비를 추모하며 묵념했다. 밤 아데바요처럼 코비의 번호와 얼굴이 새겨진 코비 농구화를 신고 뛰는 선수도 많았다. 팀 르브론은 코비와 함께 유명을 달리한 지아나 브라이언트의 2번을 달았고, 팀 야니스는 코비의 24번으로 통일했다. MVP 레너드는 ‘코비 어워드’를 받고 그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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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농구선수들이 팬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뛰어난 경기력과 치열한 승부였다. NBA 올스타전은 오랜만에 재미와 긴장감, 감동까지 모두 잡았다. 코비를 추모하는 후배들이 연출해낸 역대급 올스타전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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