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응 뜨거워"..'부재의 기억' 감독이 밝힌 #아카데미 후보 #세월호 아픔(종합)[Oh!쎈 현장]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2.18 11: 44

“미국 아카데미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다큐멘터리 영화 ‘부재의 기억’(감독 이승준) 그 못다 한 이야기 기자간담회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부재의 기억’은 한국 최초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이승준 감독과 유가족 등이 참석해 못다 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이승준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상은 못 받았지만 후보가 돼서 잘됐다. 다행이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고, 416 기록단과 유가족 협의회에서 같이 처음부터 쭉 올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다. 노미네이션 된 것도 다행이었고, 좋은 반응 받은 것도 다행이었다. 지금도 돌아보면 참 다행이었다 생각이 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이승준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일정과 상영회에 대해서 “다섯 편의 후보작을 다 상영하고 전체 감독을이 나와서 대화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상영회를 가지면 반응은 굉장히 뜨겁다. 굉장히 많이 공감해주고 분노해야 할 지점에서 정확히 분노해준다. 자기들도 그런 사고, 위기, 재난이 있었을 때 국가가 제대로 기능을 못해서 희생이 많이 된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굉장히 공감을 많이 해준다. 그런 반응들이 굉장히 뜨거웠다”라고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이후 상영회를 가지면서도 계속 그랬다. 그런 반응들이 쭉 이어졌다. 다른 후보 감독들이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어떤 감독은 다른 작품으로 만났었는데 ‘나도 아카데미 회원인데 후보 뽑을 때 이 작품을 뽑았다’고 해서 굉장히 고마웠다. 다른 감독들에게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상영회 당시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승준 감독은 “현지 언론들과도 인터뷰를 많이 했고, 현지 기사에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인디와이어 이런 매체에 ‘훌륭한 작품이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인디와이어는 기사가 잔인하기는 했는데 최악부터 최고까지 나열했더라, 거기에서 ‘부재의 기억’이 최고였다. 뉴욕타임스에서도 ‘정말 훌륭한 작품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굉장히 희한한 경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승준 감독은 “우리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 경험이 굉장히 훌륭했고, 그 자리에서 많이 알려졌다는 거다. 언론과 인터뷰도 많이 했다. 초심이 해외에서 많이 알리는 거고, 유가족들고 그걸 원하셨다.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이 지켜진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을 한다”라며, “이게 시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품 통해서 다시 한 번 세월호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가족 오현주 어머니는 “미국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집회를 꼬박 꼬박 이어가고 있는 분이 있다. 어제도 집회를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척을 하더라고 하더라. 많은 호의적인 반응이 있다고 해서 그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기뻤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간절히 바랐던 것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 드디어 조그마한 결실을 맺지 않았나 굉장히 뜻 깊은 시간들을 보내고 왔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미나 어머니는 “우리가 아카데미 레드카펫을 밟게된 것은 원래 예정에는 없었는데 감독님, PD님 아내 분들이 양보를 해주신 거다. 우리가 가져간 의상은 평범한 정장이었다. 교민 분들이 ‘엄마들이 조금 더 당당하게 하라’라고 하시더라”라며, “엄마가 아니고 아이의 입장으로 들어갔다. 내 마음은 없었다. 250명 아이들 당당하게 들고 사진 찍은 게 가장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다. 우리 아이들이 거기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게 가장 행복했다”라고 밝혔다. 
이승준 감독은 미국에서의 상영회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영화 상영을 하면 거의 반응이 똑같다. 같이 들어가서 보면 제일 처음 반응이 나오는 지점이 선장 나오는 장면이다. 그 장면이 나오면 웅성거리다가 관객들이 욕도 한다. 이거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디오 통화 녹취들은 이상하긴 하지만 ‘무슨 상황이지?’ 한다. 선장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확 폭발한다. 굉장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반응해주셨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부재의 기억’은 한국 다큐멘터리 최초로 아카데미 최종 후보 진출에 성공하며 여러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승준 감독은 미국 제작사 쪽에서 먼저 아카데미 후보 등록 제안을 했다며, “아카데미 후보가 되려고 하면 일정기간 극장에서 상영하고 그런 조건이 있다. 그런 방법과 특정한 영화제에서 수상하면 조건이 충족되는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받아서 자동적으로 응모 요건이 갖춰지게 됐다”라며, “가능성을 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가 굉장히 미국 중심의 영화제라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적어도 소재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확인한 것 같다. 이야기가 어느 나라에서 일어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야기들이 노력이 필요하긴 하다. 그들의 보는 방식, 느끼는 방식이 다른 지점이 있다. 다른 지점도 있지만 비슷한 지점도 많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서 제작한다면 어떤 이야기든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 같이 아파하고 분노하고 울고 이런 것들은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것들을 좀 더 염두에 두고 제작해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준 감독은 “다만 치밀한 계획도 필요한 것 같다. ‘잘 만든다면 아카데미 될거야’가 아니라 우리도 미국 파트너가 있어서 가능한 부분이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준다던지 그런 지원이 없으면 개인이 절대로 못한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프로모션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할 수는 없는, 다른 영화제와 다르다. 지금까지는 극영화 중심으로 시도했던 적은 여러 번 있었다. 그런 것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부재의 기억’은 국민적 아픔이었던 세월호 참사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 후속 취재 등을 바탕으로 그 시간에 있어야 할 국가의 존재에 대해 묻는 단편 다큐멘터리다.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현장에 집중하며 국가의 부재에 질문한다.
이승준 감독은 2017년 1월부터 기획해 그해 9월까지 촬영을 하고, 2018년 9월까지 꼬박 1년의 시간 동안 편집해 작품을 완성했다. 참사 당시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 16일 그 날부터 현장에서 벌어지던 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seon@osen.co.kr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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