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뻐하고 하나가 되면 승격 꿈 이룰 수 있다".
기업구단으로 새롭게 태어나며 K리그 2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14일 경상남도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강원FC와 연습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대전과 강원은 주전 멤버들을 대거 출전 시키며 경기에 임했다. 대전은 K리그 1의 강호로 인정받고 있는 강원을 상대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치열한 모습을 보였다.
강원을 상대로 선방쇼를 펼친 김동준은 대전이 기대하는 선수다. K리그 2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이적료(추정치 10억 원 이상)를 성남에 지불하며 김동준을 품은 대전은 강원전에서 보여준 모습을 통해 기대가 더욱 커졌다.

풍생고-연세대를 거쳐 2016년 성남FC에 입단한 김동준은 뛰어난 기량으로 데부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영플레이어상' 후보에도 올랐고, 2017년에는 36경기 동안 무려 14번의 클린시트와 영점대 경기당 평균 실점(0.81)을 기록하며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발돋움했다.
그는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런데 K리그 2로 이적하면서 깜짝 뉴스를 선물했다.
대전에 합류한 그는 지난 17일 남해에서 가진 인터뷰서 "대전은 젊은 냄새가 난다. 따라서 팀이 기틀을 다시 잡아야 한다"면서 "바이오, 안드레, 채프만 등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어린 선수들이 조직력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원 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농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농구를 보다보면 동료 선수가 넘어지면 동료들이 모두 달려가 손을 잡아 일으킨다. 또 자유투를 넣거나 3점슛을 성공했을 때도 함께 기뻐한다. 그것이 하나된다는 것은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의 새이름처럼 하나가 된다면 분명 다른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 다음은 김동준과 일문일답
- K리그 1인 성남에서 K리그 2 대전으로 이적한 이유는.
▲ 허정무 이사장님 때문이다. 허정무 이사장님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대단하신 분이 저를 원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언제 또 살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정무 이사장이 어떤 이야기를 했나.
▲ 허정무 이사장님이 저의 에이전트와 미팅을 하셨는데 '김동준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진행 해'라고 대답하셨다고 들었다. 그런 결단에 마음이 움직였다. 허정무 이사장님께서 제가 메디컬테스트 할 때도 그렇고 면담할 때도 그렇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것 같다. 동요가 됐다.
- 허정무 이사장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의 레전드 황선홍 감독과도 함께 한다.
▲ 제가 올림픽과 대표팀을 경험하면서 (손)흥민이형, (기)성용이형, (이)청용이형과 함께 했다. 그리고 박지성 선배도 가까이 봐서 긴장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젠틀하신 감독님이라는 것을 훈련하면서 알게 됐다. 말 하는 것에 있어서 파워가 느껴졌다. 감독님에 대한 또 다른 아우라가 느껴졌다.
황선홍 감독님보다 강철 코치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조금 강하다는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생활해보니 그런 게 없었다. '왜 이런 소문이 났지?' 라는 생각을 했다. 코칭스태프 모두 젠틀하셔서 훈련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커뮤니케이션도 잘 된다.
- 성남의 김남일 감독은 강력하게 잔류를 원했다
▲ 대표팀 때 코치님이셔서 안면도 있고 이야기하는데 수월하긴 했다. 그러나 이미 마음에서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 김 감독님께 속 시원히 말씀을 드렸지만,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했다. 아예 모르는 감독님이면 몰라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정경호 코치님도 성남시절에 함께 해서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 황선홍 감독이 소통을 강조하면서 이지솔, 박인혁 등 젊은 선수들을 언급했다. 조금은 특이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 맞다. 둘 다 특이하다. 지솔이와 인혁이는 나이차가 있다. 그런데 서로 반말하고 지내더라. 얘네 들은 선이 없구나, 친동생이나 친형 같은 느낌이더라. 지솔이가 인혁이에게 욕도 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이런 게 트렌드인가 싶다.
- 이적 시장 최고의 금액이 오갔는데.
▲ 이적 시장에서 최고 이적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와이프도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기쁘고 좋았다. 팬들의 반응을 들었을 때는 과연 '내가 이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와서 훈련을 하고 녹아들면서, 그 더한 값어치를 증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큰 값어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
- 현재 팀 내 역할은 무엇인가.
▲ 제가 딱 중간이다. 팀에서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훈련 부분이나, 선수들이 흥분해서 다투는 부분 등 팀에 해가 끼치는 행동을 했을 때 지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어린 선수들을 북돋아 줘야 하는 위치다. 형들에게도 말씀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
강원과 연습경기를 해서 1-0으로 이겼을 때 경기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앞에 (이)규로형, (황)도연이형, (이)슬찬이형이 뛰었다. (이)지솔이가 잘하는 선수고 유망주인데 세 선수에 비해서 경험이 떨어지다 보니 실수하는 부분이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코칭을 통해 정신 차릴 수 있는 말을 해줬다. 소통을 하면서 하나가 됨을 느꼈다.
- 황선홍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무엇인가.
▲ 특별하게 어떤 슬로건을 주시진 않았지만, 제가 느꼈을 땐 '심플 이즈 베스트'였다. 인혁이, 용지형, 바이오 등이 앞에 있는데, 쉽게 축구를 하는 것을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것 같다.
-제주, 경남 등 K리그2 라인업이 화려하다. 승격 가능성은.
▲ 아직까지 저희가 팀 미팅을 통해서라든지 경기 끝나고 미팅을 할 때 아직까지는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는데, 다들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아래 단계에 있으면 올라가는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선수들 모두 승격을 꿈꿀 거라 생각한다. 승격이라는 타이틀, 행복감, 성취감에 대해 의논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하며, 어떤 타이틀을 갖고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하나가 되면 승격할 수 있다.
- 올 시즌 목표
▲ 2017년에 35경기를 뛰어서 30실점을 안했다. 경기당 실점률이 0.8정도 였다. 베스트GK상을 놓쳤다. 경남의 이범수 선수가 받았다.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김칫국을 마셔서 떨어졌다. 이해할 수 없었다. 하루 동안은 아무생각 없이 왜 안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아쉬움 없이, 기록적인 면, 팀에 기여도 등 최상위를 달려서 애매한 부분을 없애고 싶다. 오로지 김동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상을 받는 것도 목표다. 제가 수상한다면, 실점률이 현저히 적어야 하는 건데, 그러면 팀의 승격이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다. 노력할 것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