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반쪽 사과' 라리가 인종차별, 대통령까지 나선 포르투갈과 상반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2.19 16: 5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구보 다케후사(19, 마요르카)에게 뒤늦은 사과를 했지만 대통령까지 나서 진화에 나선 포르투갈 리그와 상반된다.
미국 매체 ‘CNN’의 18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라리가 사무국은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입힐 의도는 없었다. 우린 그것이 모욕적이란 것을 깨닫고 사과한다”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라리가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 폭력, 혐오적인 행동 등 모든 차별 행위와 항상 싸우겠다”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열린 2019-2020시즌 라리가 23라운드 마요르카와 에스파뇰이 경기다. 당시 구보의 소속팀 마요르카의 다니 파스토르 피지컬 코치는 몸을 풀던 구보를 부르기 위해 눈을 양 옆으로 찢는 행위를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는 서양권에서 동양인의 신체적 특성을 비하하는 행동으로 통하는 것으로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이다. 충격적인 것은 상대팀 선수단이나 팬들이 아닌 소속팀 코치가 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팬들을 더욱 충격에 빠뜨린 것은 이런 인식이 개인이 아닌 리그 전체에 만연해 있었다는 것이다. 인종차별을 뿌리 뽑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라리가 사무국은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내놓았다. 
라리가 사무국은 13일 언론 인터뷰를 퉁해 “파스토르 코치의 제스처는 인종차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선수의 주의를 끌기 위한 일상적인 방법”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문제가 커지자 라리가 사무국은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 가까이 지나서야 사과를 했다. 그나마도 명백한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은 반쪽짜리 사과에 불과했다. 
[사진] 마레가 인스타그램 캡처
정작 사건의 당사자인 파스토르 코치와 마요르카 구단은 묵묵부답을 일관하고 있다. CNN은 “마요르카 구단과 파스토르 코치는 전화와 이메일을 통한 인터뷰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보도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지난 주말 포르투갈 리그에서도 인종차별로 인한 소동이 발생했으나 대응은 스페인과 정반대였다. 비토리아 기마랑이스(2-1 포르투 승)전 결승골을 터뜨린 무사 마레가(29, 포르투)가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며 자신의 팔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상대 관중에게 당한 인종차별에 '나의 피부색이 이렇다'라며 항의한 것.
이어 마레가는 관중을 향해 양 손의 가운데 손가락을 펴보이는 ‘쌍 빅엿’ 세리머니까지 했다. 마레가는 옐로카드를 받은 후 자진해 교체 사인을 보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
이후 세르지우 콘세이상 포르투 감독는 상대 관중의 행위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고, 기마랑이스 구단도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고 인종차별 반대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도 “그 어떤 차별적인 표현도 헌법에서 금지되어 있다. 인간 존업이라는 가치에 위배되고 포르투갈 사회를 분열시킨다”라며 해당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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