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생충' 저격 막말→'앙숙 아카데미' 연장..美 네티즌도 '황당'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2.21 21: 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트로피 4관왕을 뜬금없이 저격해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은 물론 미국 내 네티즌들도 자국 대통령의 황당한 막말을 비판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대선 유세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생충'이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형편 없었나. 올해의 수상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인가"라며 조롱 섞인 발언을 일삼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착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무역 문제를 언급하며 "아카데미상이 거기에 더해 올해의 최고 영화상을 (한국 영화 '기생충'에게) 줬다. 그게 잘하는 일인가"라며 "기생충'이 그렇게 좋은 영화인지 나는 모르겠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폭스뉴스와 USA투데이 등 현지 유력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에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NEON) 측은 관련 보도 직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자막을) 읽지 못하니까"라는 글을 남기며 여유로운 풍자로 대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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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 또한 트럼프의 유세 장면 발언 직후 '기생충'의 수상 내역에 대한 사실들을 강조했다. 로튼 토마토 측은 "오스카 4관왕. 골든 토마토 3관왕. 총 127개 부문 수상. 역대 작품상 수상작 중 가장 높은 로튼 토마토 지수 기록. '기생충'은 419개의 리뷰와 99%의 신선도로 증명됐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네티즌들도 트럼프의 유세 장면에 대해 열띤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가 욕하는 거 보니 수작이다", "'기생충' 홍보나 더 됐으면", "트럼프가 '기생충'을 이해했을리 없다"고 반응한 것.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봉준호 감독의 해외 팬덤을 가리키는 '봉하이브(bonghive)'라는 해쉬태그를 덧붙여 '기생충'에 대한 지지와 트럼프 발언에 대한 비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와 아카데미의 적대적 관계가 '기생충'을 통해 더욱 자극적으로 표현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는 아카데미와 '앙숙' 관계로 인식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인종차별적 정책을 고수해온 것에 대해 할리우드 배우들 다수가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을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해왔기 때문.
이에 트럼프 또한 SNS를 통해 "대통령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하려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누가 더 좋은 일들을 했는지 따져보라"라고 반박했다. 또한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반(反) 트럼프' 성향을 공공연히 밝혀온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을 비꽜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미국인들은 잘난 척하는 엘리트주의자들에 의해 설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 때문에 우아함이 사라졌고, 미국은 그들을 그들의 집에서 쫓아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감독 봉준호를 비롯한 ‘기새충’ 제작진과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cej@osen.co.kr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의 가족이 부유한 박 사장(이선균 분)의 가족과 얽히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영화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최근 치러진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비영어권 작품이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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