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경남전 승리할 수 있다".
186cm의 장신 공격수 박인혁은 한국 축구의 기대주였다. 영등포 공고 재학시절 대형 스트라이커로 자라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 경희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20세, 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대학에서 곧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진출했다.
유럽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끝에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으로 밀려났고, 결국 2018년 대전으로 이적해 국내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첫 시즌 7골3도움을 기록, 재능을 펼치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 시즌 기록은 3골로 뚝 떨어졌다. 박인혁도 스스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경남 남해에서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박인혁은 "올해가 마지막이다"는 심정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8일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그는 "감독님이 부임하시기 전부터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감독님이 경험하신 부분을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다음은 박인혁과 일문일답
- 어린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기대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했다.
▲ 누굴 탓할 게 아니라, 전부 제 탓인 것 같다. 제가 노력을 안 하고 안주했던 것도 있다. 하지만 올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전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야 했다. 올해는 누구보다 간절하고 절실하게 할 생각이다.
-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 작년 때문이다. 공격수가 경기 수에 비해 골과 어시스트가 부족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누구나 새 시즌에 앞서 새롭게 준비하는 마음을 갖지만, 저에게는 더 특별하다. 시작부터 단단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빠른 시간 안에 기업구단으로 변모했다. 마음이 여유로워질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건 구단의 일이다. 제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분별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 고종수 감독은 박인혁 선수에게 '가진 게 많은 선수인데, 노력을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왔다.
▲ 데뷔 첫 해나, 지난 시즌이나 합리적이지 못한 자존감이 높았던 것 같다. 올해는 제 자신을 내려놓으려고 한다.
- 심판에 대한 항의 때문에 경고를 자주 받았다.
▲ 매번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잘 고쳐지지 않았다. 올해는 그냥 입을 다물고 축구만 하려고 한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경고를 받아 놓친 경기가 2~3경기 된다. 팀 입장에서도 안 좋은 일이다. 올 시즌에는 경고를 하나도 안 받는 게 목표다.
-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 모든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기록은 생각 안하고 있다. 지금처럼 열심히, 낮은 자세로 경쟁하다보면 출전 횟수도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올해는 경기장에 많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승격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
- 대전에서만 3년째다. 처음 왔을 때 이렇게 오래 있을 줄 알았나.
▲ 사실 첫 해 끝나고 이적하려고도 했다. 여러 가지 문제가 꼬이면서 팀에 남게 됐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대전이라는 팀이 제게 새로운 기회를 줬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더 오래 뛰고 싶은 마음이다. 무엇보다 팀 승격을 이끌고 싶다.
- 기존 선수들 중에서는 대전에 오래 있는 축에 속한다. 본인 마음가짐이 달라졌나.
▲ 3년차이기도 하고, 기존에 남아있던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제게 부주장이라는 책임을 주셨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안일해질 수 없는 것 같다. 중참이기 때문에 밑에 친구들을 이끌려고 하고 있다.
- 최전방에 바이오와 안드레 루이스가 설 확률이 높다. 본인의 포지션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건가.
▲센터 포워드도 보지만, 훈련은 주로 사이드에서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전술적인 부분과 조직적인 부분을 많이 말씀해주신다. 제가 개인적으로도 단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이 수비인데, 사이드에 서다보면 수비 가담을 더 자주하게 될 것 같다. 그러면 단점도 보완될 거다. 요즘엔 비디오를 보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
- 감독님이 측면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하셨다. 경쟁이 치열한가.
▲한 자리에 2~3명이 있다 보니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없다. 경쟁의 연속이다. 다쳐도 쉬면 안 될 것 같다. 모두가 같은 생각인데, 그런 부분이 시너지가 돼서 개막전부터 나타날 것 같다. 개막전이 다가올수록 형들이 예민해지는 것도 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더 잘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 어느 팀이 대전의 경쟁 상대가 될 것 같나.
▲ 경남FC와 제주유나이티드가 대전과 삼파전을 이룰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저는 경남과 제주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전남드래곤즈도 작년에 강등된 뒤 적응을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K리그2는 정말 힘들다. 오히려 기존에 있는 팀들을 경계하고 싶다.
- 최근 연습경기에서 K리그1 소속 강원FC를 이겼다고 들었다.
▲ 그 경기 이후 팀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다. 강원은 거의 1군이 나왔다.
- 경남과 개막전 어떻게 전망하는가.
▲ 솔직히 개막전이라는 것도 있지만, 강원전 때만큼만 하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경남이 어떻게 하는지 보지는 못했는데, 저는 저희 팀에 대한 확신이 있다. 우선 개막전에 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까지 윤곽은 안 나왔다. 지금은 오른쪽 사이드로 많이 뛸 것 같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