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1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 등장한 세나는 다소 독특한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는 챔피언이다. 서포터로 설계됐지만 무한한 성장을 할 수 있는 특성상 원거리 딜러로도 사용이 가능했다. 10.1, 10.2패치로 진행된 4대 리그(한국 중국 유럽 북미)에서 세나의 인기는 좋았다. 원거리 딜러로 도합 52회 등장해 26번의 승리를 꿰찼다.
이처럼 주로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 나섰던 세나는 10.3패치가 적용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패시브 ‘면죄’의 변경이 결정적이었다. 세나는 ‘안개 유령’을 획득하면 스택에 따라 공격력, 사거리, 치명타 확률이 증가한다. 기존에는 ‘안개 유령’의 생성 확률이 세나가 처치하지 않은 미니언에서 20%, 대포 미니언 처치 시 100%였는데, 10.3패치로 각각 25%, 1.67%로 변경됐다.
10.3패치 후 세나의 밴픽률은 9.1%까지 추락했다. 사실상 메타에 맞지 않는 챔피언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의 1위 팀 클라우드 나인은 세나의 새로운 사용법을 제시했다.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 LCS아레나에서 열린 5주차 임모탈스전에서 ‘즈벤’ 제스퍼 스베닝슨은 세나를 선택한 뒤 서포터 시작 아이템을 들고가는 ‘단식’을 선보였다.


‘즈벤’이 장비한 ‘영혼의 낫’은 챔피언, 구조물에 스킬을 사용하거나 기본 공격 시 15 골드(30초당 최대 3번)를 획득한다. 기본 공격과 ‘꿰뚫는 어둠’의 사거리가 매우 높은 세나는 ‘영혼의 낫’의 효과를 활용하기 쉽다. ‘즈벤’의 세나는 ‘벌칸’ 필립 라플레임의 탐켄치와 함께 지독하게 라인을 압박했고, 첫 킬도 기록했다. 세나 대신 CS를 몰아먹은 탐켄치는 서포터 포지션을 뛰어넘는 성장력을 선보였다.
클라우드 나인은 결국 세나-탐켄치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26분 경 내셔 남작 버프를 획득한 뒤 28분 만에 넥서스를 무너뜨렸다. ‘즈벤’과 ‘벌칸’은 한번도 죽지 않으면서 각각 8킬 2어시스트, 8어시스트를 달성했다. 4대 리그 기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019년 초반 LOL e스포츠는 라이너가 서포터 아이템을 구매해 견제에 집중하는 ‘단식’이 유행하며 메타가 뒤흔들린 적이 있다. 북미에서 시작한 세나의 단식이 한국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유럽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LEC)’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