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오르면 여지없이 에이스 본능을 발휘하고 방망이를 잡으면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날린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덱 맥과이어의 대체 선수로 삼성의 새 식구가 된 라이블리는 9경기에 등판해 4승 4패(평균 자책점 3.95)를 거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잔혹사의 마침표를 찍을 기세다. 라이블리는 지난 26일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2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최고 구속은 147km.
라이블리는 “지난 시즌 도중 팀에 합류했는데 올 시즌 초반부터 함께 하니까 느낌이 완전히 다르고 새롭다. 확실히 더 여유가 생겼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모두 가까워져 더욱 편하고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지금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준비하겠다.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적응을 마쳤으니 별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라이블리의 매력은 이게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숨겨진 매력은 바로 방망이 솜씨.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17시즌 필라델피라 필리스 소속이었던 라이블리는 타율 2할3푼1리(26타수 6안타) 2홈런 8타점으로 꽤 쏠쏠한 타격 실력을 뽐냈다.
그해 6월 2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왼손 강속구 투수 로비 레이의 95마일 강속구를 밀어쳐 우중월 투런포로 장식했다. 첫 홈런 손맛을 본 라이블리는 9월 6일 뉴욕 메츠전에도 사이영상 출신 제이콥 디그롬에게 중월 투런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 경기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라이블리는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거포 본능(?)을 뽐내며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동료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라이블리는 배팅 케이지에 들어섰다. 타구는 날카롭게 뻗어 나갔다. 담장을 훌쩍 넘기는 타구도 제법 있었다.
그는 “나는 방망이 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물론 이곳에서는 아직 나의 타격 능력을 인정하고 타자 기용을 고려하지 않겠지만 타격에 대한 자신감은 가득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식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환영. 라이블리는 “시즌 중에 대타로 나설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