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한 잭 그레인키(37), 하지만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호투하며 여전한 실력을 뽐냈다.
그레인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등판,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휴스턴이 6-4로 이기면서 그레인키는 승리투수가 됐다.
휴스턴의 투수조 캠프는 지난 14일 시작됐지만 그레인키는 9일이 지난 23일에야 합류했다. 그 사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 중인 그레인키는 롤린스 대학에서 불펜피칭을 하며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어왔다. 캠프 합류 후에도 “일찍 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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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마그뉴리스 시에라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와 포수 실책으로 이어진 무사 3루에서 프란시스코 서벨리에게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맷 켐프를 루킹 삼진, 이산 디아즈를 1루 땅볼 처리했다.
2회에는 몬테 해리슨을 헛스윙 삼진, 해롤드 라미레스를 3루 땅볼, 르윈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했다. 총 투구수 29개로 스트라이크 22개, 볼 7개. 최고 구속은 90마일(약 145km) 수준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섞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레인키는 “상당히 좋았다. 시즌 때 수준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웠다. 시범경기가 진행되면서 일관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며 “슬라이더도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또 하나의 관심을 끈 것은 정체 불명의 슬로 커브볼이었다. 1회 켐프에게 던진 초구가 48.6마일, 약 78km로 측정됐다. 하지만 이 공에 대해 그레인키는 “커브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48마일 공을 던지지 않았다”며 “트랙맨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 단순 오류일 수 있지만 워낙 독특한 성격을 가진 그레인키이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아쉽게도 이날 경기는 TV 중계가 없었고, MLB.com의 그레인키 투구 영상도 짧게 편집됐다. 정체 불명의 아리랑볼을 확인할 길은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