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들이 잘해줘야 우리도 좋잖아요."
올 시즌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다. KBO 경험이 전무한 크리스 프렉센과 지난시즌 KT 위즈에서 두산으로 넘어온 라울 알칸타라가 새롭게 두산의 투수로 합류했다.
낯선 땅 혹은 낯선 팀에서 있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법도 했지만, 이들은 빠르게 두산 선수단에 녹아 들었다. 이들은 "적응에는 문제 없었다. 선수단 모두가 환영해주고 잘 대해줬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이 입을 모아 고마움을 전한 선수가 있었다. '투수 조장'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다니면서 먼저 말을 걸고, 때로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프렉센과 알칸타라 역시 앉아있던 유희관의 신발끈을 몰래 푸는 등 장난을 치면서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프렉센과 알칸타라 뿐 아니다. 유희관은 그동안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올 때마다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외인 적응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팀에 빠르게 녹아든 프렉센과 알칸타라는 실전 경기에서 각각 김태형 감독은 흐뭇하게 하는 피칭을 했다. 프렉센은 홈런 한 방을 맞아 2이닝 2실점을 했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안정적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알칸타라 역시 "생각보다 구속이 더 나왔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라며 김태형 감독을 웃게 했다.
유희관은 외국인선수에게 먼저 다가가는 이유에 대해 "내가 투수 조장이기도 하고, 이제는 내 야구만 해서는 안 될 위치다. 팀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항상 신경쓰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팀으로 봐서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 선수들이 팀에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냉정하게 '팀'을 위해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머나먼 타지에서 뛰는 선수들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뛰었으면 하는 마음도 담았다. 유희관은 "내가 다른 나라에서 뛴다면 말도 못하고 그러면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그래서 더 챙겨주려고 한다. 두 선수도 잘 따라주고 고마워하는 것 같아서 보람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