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배제성(24)은 지난해 팀 국내 투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을 기록했다.
2015년 2차 9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해 2017년 KT로 트레이드된 그는 2018년까지 1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불펜으로 시작해 시즌 초반 임시 선발로 기회를 잡은 그는 28경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76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단번에 잠재력을 터뜨린 그는 이제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토종 에이스가 됐다. 3선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위치한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연습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다.
배제성은 “지난해 10승을 거뒀지만 올해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동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승수 보다는 이닝을 많이 던져 최소 규정이닝은 채우고 160이닝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10승 투수가 됐다. KT 국내 투수로는 처음이고, 깜짝 활약이었다. 스스로는 어떻게 보는가.
▲그동안 기회가 많이 왔는데, 그 기회를 못 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 내가 기회를 받은 것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전에는 내가 왜 안 되는지 생각하지 않고, 마운드 올라가서 막연히 되겠지 했는데 고꾸라졌다. 심도있게 파고 들어야겠다고 느끼면서 등판 준비도 하고, 상대편 타자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고 들어가려고 했다. 파악을 하고 던지는 것도 중요한데, 준비가 잘 돼서 수월하게 풀었던 것 같다.
-내 공 준비에 더 노력을 했다는 건가, 타자 파악에 중점을 뒀나.
▲내 스스로를 더 파악했다. 이전까진 멘탈이 약했다. 상대 타자와 싸운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스트라이크 던지는데 급급했다. 작년에는 그런 부분을 많이 이겨냈다. 많이 배운 시즌이었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상대 타자와 싸울 준비는 잘 돼 가고 있다.
-10승 투수, 달라진 위상을 느끼는가.
▲내 스스로 크게 얘기도 안 하는데, 주위에서는 10승 부각을 많이 하더라. 그 부분에 감사하다. 단지 10승이라서 좋았던 것은 아니다. 물론 구단 첫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기분 좋더라.
-10승 보다는 마운드운영 등 발전한 것이 더 의미있는 건가.
▲경기 내용면에서 예전보다 발전하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으니까. 그런 성취감은 있다.
-올해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은 느끼나.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솔직히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작년에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은 있다. 일단 올해 부딪혀 봐야 하겠지만. 올해는 작년 보다는 일찍(시즌 초반) 규칙적인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상황, 그것에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다.
-외국인 원투 펀치 다음의 3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토종 에이스의 역할이 주어지는데.
▲(용병 제외) 팀의 첫 번째 투수로서 책임감이 생기고, 좀 더 많은 이닝을 끌고 가고 싶다. 동료 선수들이 안정감 느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캠프에서 어떤 것들에 신경쓰고 중점적으로 준비하는지.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바뀌는 것은 없고, 몸 컨디션이라든가 피지컬에서 작년보다 더 강력한 공 던지게끔 준비하고 있다. 제구와 커맨드는 기본적인 것이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을 많이 던져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승은 신경 안 쓰려고 한다. 이닝에서 16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 최소는 규정이닝을 채우고, 작년보다 평균자책점도 낮추고 싶다. 3점 초반, 2점 후반대로 낮추고 싶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