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의 유망주의 올림픽 참가를 허용하면서 예선과 본선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이 2020 도쿄올림픽 예선과 본선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다만 26인 로스터 선수들은 기존처럼 참가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가 주최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메이저리거를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40인 로스터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되면서 예선과 본선 판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여전히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볼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완성도 높은 유망주나 유망주 랭킹 상위권에 위치한 특급 유망주, 또 빅리그 백업으로 뛸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올림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국가들은 역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비중이 큰 미국, 캐나다, 도미니카 공화국 등 미주대륙 국가들이다.
특히 도미니카 공화국은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는 완더 프랑코(탬파베이 레이스)의 참가가 유력하다. 프랑코는 이미 구단에게 올림픽 참가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 유망주 랭킹에서 1위에 올라있는 프랑코는 이제 만 19세에 불과하지만 완성도 높은 타격능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싱글A와 하이싱글A에서 타율 3할2푼7리(425타수 139안타)를 기록했고 MLB.com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는 타격 80점으로 만점을 받았다.
크리스티안 파셰(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주목할만한 유망주다.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에서 멕시코에 밀려 4위에 머무르면서 올림픽 진출권 확보에 실패한 미국도 특급 유망주를 대거 차출해 설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프리미어12에서도 타선만큼은 조 아델(LA 에인절스), 앤드류 본(시카고 화이트삭스), 바비 달벡(보스턴 레드삭스) 등 좋은 유망주들이 대표팀에 참가했다.
올림픽 미주대륙 예선에 출전하는 미국은 최고 시속 104마일(167.4km)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주목을 받은 네이트 피어슨(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비롯해 맥킨지 고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케이시 마이즈(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포레스트 휘틀리(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투수 유망주를 대거 수혈하며 투수진을 보강할 길이 열렸다.
캐나다는 칼 퀀트릴(샌디에이고), 조쉬 네일러(샌디에이고), 조던 로메로(토론토) 등이 26인 로스터에서 탈락할 경우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올림픽 미주대륙 예선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와 템피에서 열린다.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니카라과, 쿠바, 베네수엘라, 캐나다, 콜롬비아가 예선에 참가한다. 1위팀은 올림픽 직행, 2·3위 팀은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예선에서 대만, 호주, 중국, 네덜란드와 마지막 1장의 진출권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올림픽은 7월 24일 도쿄에서 개최된다. 현재 개최국 일본을 포함해 한국, 이스라엘, 멕시코가 출전을 확정했다. 만약 미주대륙 국가들이 40인 로스터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구성해 본선에 나선다면 유력한 우승후보 한국과 일본도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어슨, 휘틀리, 파셰 등은 7월 이전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세계예선, 혹은 올림픽 개막 전에 26인 로스터에 포함된다면 대표팀 참가가 불가능해진다.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유망주의 빅리그 데뷔 여부도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