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이대은(31)은 지난해 KBO리그 데뷔 첫 시즌에서 쓴 맛과 단 맛을 함께 경험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상으로 한 달을 쉬어야 했고, 복귀 후에는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다. 선발로는 부진했으나 마무리를 맡아서는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선발로 8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88이었고, 구원으로는 36경기 3승 3패 17세이브(구원실패 1회)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올 시즌 KT의 뒷문을 책임지며 풀타임 마무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위치한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고 있는 이대은은 “쇄골이 조금 안 좋아 훈련 페이스가 늦어졌다. 최근 라이브 피칭을 했는데 일단은 아픈 데 없고 좋았다. 작년보다 몸 상태는 좋다”이라고 몸 상태를 전했다.
지난 3일(한국시간) SK와 연습경기에서 처음 등판, 1이닝 3타자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항을 2루수 땅볼, 김성현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2루 도루 실패로 아웃됐다. 한동민은 1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대은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아쉽다. 팬들도 아쉬울 것이다. 초반에 너무 부진해서, 조금만 잘 했다면 팀에 더 도움도 됐고 5강도 기대했을 수도 있고, 아쉽죠”라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선발 보다 마무리로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 짧게 던지는 것이 더 나은건지 묻자, 이대은은 “핑계 같을 수도 있는데 초반에 몸 상태가 안 좋았고, 팔꿈치 부상까지 왔다. 한 달 정도 쉬면서 컨디션을 잘 조절하고, 복귀 이후에는 건강하게 던지면서 성적이 좋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건강한 몸으로 선발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그는 “내가 지금 20대 초반이라면 선발에 욕심을 가졌을 것이다. 이제까지 야구하면서 선발로 많이 해봤고, 이제 팀한테 도움이 되고 싶다”며 "팀이 선발을 원하면 선발로 던지고, 마무리가 필요하면 마무리를 하고 보직에 욕심은 없다. 팀에 더 도움 되는 포지션에 있는 것이 나도, 팀도 더 좋다”고 말했다.
마무리로 팀 승리를 지키고, 팀이 더 많은 승을 기록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대은은 “개인적인 숫자는 의미없는 것 같다. 팀이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그 상황에 맞춰서 던지는 것을 생각한다. 예를 들어 4점을 이기고 있으면 3점까지는 줘도 되니까. 팀만 승리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렸을 때는 3점도 주면 안 된다 생각했다.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2차 캠프를 차린 SK의 마무리 하재훈과 절친한 사이다. 이대은은 “워낙 오래 붙어 있어서 친하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같은 레벨에서 계속 겹치면서 시간을 같이 오래 보냈다. 일본에서 뛸 때도 재훈이도 일본으로 와서 뛰면서 같이 지냈다”고 설명했다.
친한 사이지만 같은 마무리로 경쟁해야 한다. 그는 “경쟁의식은 없다. 많이 이기는 팀의 선수가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개인 성적이 상대보다 안 좋아도 우리 팀이 더 잘되면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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