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선택한 이청용(32, 울산)의 본래 마음은 서울에 있었다.
울산 현대는 지난 3일 이청용과 공식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울산은 국내최고대우를 하면서 이청용을 잡는데 성공했다. 이청용은 4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이청용의 심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성용의 K리그 불발이 확정된 뒤 성사된 이청용의 울산행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기성용 역시 FC서울과 협상을 했지만 복귀가 무산됐다. 기성용은 전북행까지 고려했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위약금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그렇다면 이청용은 똑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일까. 서울은 왜 두 명의 레전드를 다 놓친 것일까.

이청용은 “서울은 내가 애정하는 팀 중 하나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해서 그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프로선수로서 축구선수로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하게 만들어준 곳이다. 감사한 클럽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울산을 오게되어 기쁘다. 울산에서 굉장히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그것만 생각하고 울산으로 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청용이 서울 복귀를 우선으로 고려했으나 울산이 더 적극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이청용은 “서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국내복귀 시 FC서울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모든 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서울이) 서로의 입장차이는 있었지만 결과를 존중해줬다.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앞으로 울산현대에 집중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는 것이 서울 팬들에게도 보기 좋은 그림”이라고 해명했다.
울산은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시절 부진할 때부터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드러냈다. 여기에 국내최고 대우까지 약속하면서 마음을 확실하게 잡았다. 이청용은 “울산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6년 전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경기를 못 나갈 때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셨다. 당시에는 유럽축구에 미련이 남아 국내복귀를 고려하지 않아 정중히 거절했다. 당시의 고마움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기성용에 이어 이청용까지 놓친 서울 팬들은 이제 울산 유니폼을 입은 이청용을 봐야 한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서울과)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서울도 굉장히 사랑하는 팀이다. 좋은 성적 있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축구회관=조은정 기자 c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