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를 향한 분노를 이해하고 있다. 우린 용감하지 못했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가 만연했던 시기, 투수진의 일원이었던 콜린 맥휴(보스턴 레드삭스)가 반성의 자세를 보였다.
맥휴는 7일(이하 한국시간)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전 소속팀의 ‘사인 스캔들’에 대한 반성과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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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휴스턴에서 활약한 맥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2017년에는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3.55의 기록을 남겼다. 월드시리즈 1경기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도 2경기에 나섰다. 오른팔 굴근 부상으로 개막전 합류가 쉽지 않은 맥휴는 최근 보스턴과 1년 보장 6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로스터에 든 일수에 따라 금액은 더 늘어나게 된다.
맥휴는 당시 타자들의 사인훔치기가 만연했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당시엔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결국 지난 겨울, 당시 휴스턴 동료 투수였던 마이크 파이어스(오클랜드)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맥휴는 “무엇이 옳다고 믿는지,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굳건하게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나를 포함한 당시 팀의 일원들은 지금 되돌아봤을 때, 그 순간 용감하기를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잘못된 일을 바로잡지 못한 용기에 대한 반성이다.
‘코드 브레이커’라고 불리는 프로그램과 이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으로 상대의 사인을 읽었고, 분석실까지 마련해 타석의 타자들에게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사인 훔치기를 자행한 휴스턴이다. 사인 훔치기의 현장인 분석실도 둘러본 그다.
그는 “나는 그곳에 가본 적이 있다. 팀원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고독한 곳이었다”며 투수로서 느낀 기시감을 전했다.
이어 “당시 우리 팀(휴스턴)을 상대로 공을 던졌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우리 타자들이 그 해 투수들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들이 느낀 분노를 이해하고 사람들의 실망감을 이해한다”고 반성했다.
또한, “우리 투수들이 당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영역이 아니었다. 어쩌면 함께 그것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 그 시즌 우리를 이기려면 정말 호투가 필요했다”고 되돌아봤다.
투수의 입장에서 사인이 읽히는 것은 당연히 불쾌한 일이다. 맥휴도 투수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사인 훔치기’를 되돌아봤다. 그는 “사인 훔치기는 투수들에게 당연히 좋지 않다. 공을 던지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우리에게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옳지 않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