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불도 모자랐다. 자전거 탄 풍경과 자자가 '슈가맨3'에서 마지막 슈가맨들로 등장해 감동을 더했다.
6일 밤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시즌3(이하 슈가맨3)' 14회(마지막 회)에서는 자전거 탄 풍경(이하 자탄풍)과 자자가 각각 유희열, 유재석 팀의 슈가맨으로 등장했다. 마지막을 달구기에 충분한 '쌍100불' 라인업이었다.
먼저 슈가맨을 소개한 팀은 유희열 팀. 2001년 발표된 포크송 '끝판왕’으로 소개된 슈가송이 시작부터 기대감을 자아냈다. 유희열은 "풋풋한 남녀간 사랑 다룬 노래 하면 이 노래부터 생각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헤이즈도 "영화랑 예능에 엄청 많이 나온다.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며 "10대 분들도 아실 거라 생각해서 100불 장담한다"고 했다. 이에 화답하듯 첫 번째 불을 켠 20대 관객은 "105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JTBC 제공] '슈가맨3'에서 자전거 탄 풍경과 자자가 마지막 슈가맨들로 등장했다.](https://file.osen.co.kr/article/2020/03/07/202003070518771605_5e62b3e35ff07.jpg)
제보 영상의 사연자로는 가수 윤도현까지 등장했다. 그는 "제가 음악 예능하면서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며 슈가송을 극찬했다. 이에 객석에서 연이어 정답자가 속출했고 "100불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시민 제보자의 힌트로 "영화 생각난다", "비 오면 뛰어다니는 모습이 생각난다"는 말까지 등장한 상황. 유희열은 과감하게 전주 힌트까지 생략하고 바로 슈가맨을 소개했다.
마침내 등장한 유희열 팀의 슈가맨은 슈가맨과 슈가송은 자탄풍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었다. 전주 만으로도 99불을 달성한 자탄풍은 정체를 공개하기도 전에 100불을 달성하며 위엄을 뽐냈다. 정체를 드러낸 자탄풍은 "왜 100불까지 있는지 모르겠다"며 곡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10들도 자탄풍에 호응했다. '이 노래 다시 나와도 뜬다?'라는 질문에 25불 중 23불이 켜진 것.
그도 그럴 것이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배우 손예진, 조인성, 조승우 주연의 영화 '클래식' OST로 삽입됐다. 특히 극 중 조인성과 손예진이 빗속에 자켓을 입고 뛰는 명장면에 사용돼 지금까지 회자됐던 터. 김형섭은 "영화를 위해 만든 곡은 아니다. 저희 1집에 수록된 곡인데 곽재용 감독님이 듣고 영화에 꼭 쓰고 싶다고 송봉주 씨를 통해 연락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강인봉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데 노래가 쏟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형섭은 "조인성 씨하고 손예진 씨가 뛸 때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 표정까지 봤다"고 당시 소회를 밝혔다.
그만큼 부도 많이 쌓였다. 김형섭은 "통장 잔고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올라갔다. 대출 같은 걸 하면 은행 지점장님이 '천천히 갚으세요’라고 해줬다"고 했고, 강인봉은 "이 노래로 세금이라는 걸 처음 내 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밖에도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교과서에 실리고, 강인봉이 만든 노래 '보물’은 영화 '선생 김봉두’와 '개그콘서트' 속 과거 인기 코너 '마빡이’의 주제곡으로도 쓰였다. 또한 배우 강동원이 광고에서 불러 히트한 '그렇게 너를 사랑해’까지. 정작 자탄풍은 "저희가 스스로 한 건 없다", "저희 힘보다 운이 정말 좋았다"고 겸손을 표했다. 이에 자탄풍은 '그렇게 너를 사랑해’부터 '우리들의 겨울', '보물' 등의 히트곡부터 리메이크 앨범에 실렸던 S.E.S의 'Oh My Love', 핑클의 '영원한 사랑’까지 열창해 공연계 아이돌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뒤이어 등장한 유재석은 "'설마, 설마’하는 분이 오신다"며 슈가맨 소개에 유독 들뜨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996년에 발표된 초대박 메가 히트곡"이라고 슈가송을 소개했다. 이 소개만 듣고도 30대와 40대를 시작으로 정답 행진이 시작됐다.
또한 모델 한혜진이 제보자로 등장 "제 노래방 애창곡, 그 분들을 제보하고자 한다"고 운을 떼 시선을 모았다. 그는 "노래방에 가면 꼭 그 곡을 부르고 나와야만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며 힌트를 제공했다. 유재석은 "저희도 너무 유명한 노래"라며 전주 힌트를 생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9불이 켜진 상황. 유재석 팀의 슈가맨과 슈가송은 자자의 '버스 안에서’였다. 이에 자자의 유영과 조원상이 등장했다. '노래방 끝판왕' 답게 자자의 '버스 안에서’는 100불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대를 마친 뒤 유영은 "23년 만에 무대인 것 같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조원상은 "23년 만에 맞춰봤다"며 안무로 인해 가쁜 숨을 내쉬기도 했다.
실제 자자는 남녀 각 2명씩의 4인조였던 터. 그럼에도 단 2명만 등장한 상황에 대해 유영은 "막내 정미는 연락이 안 되는 것 같고 용주는 수영 코치를 하고 있는데 도쿄 올림픽 준비 때문에 너무 부담스러워했다"고 밝혀 안타까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에 조원상은 "사실 4인조라고 해도 (유영) 누나 혼자인 줄 아는 사람도 많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더했다.
그만큼 섭외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조원상은 "시즌 1, 2 다 연락이 왔다. 그런데 누나가 안 나가면 의미가 없다. 누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유영도 고심을 거듭했다. 그는 "무대에 서는 일이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지 너무 오래 됐다. 작가님이 꽃다발을 선물로 주시면서 카드에 '아니야 난 괜찮아 출연 부담 갖지마’라고 적어줬다. 출연을 결정하고 연습을 매일 했다"고 말했다.
공백기 동안 달라진 점도 있었다. 조원상은 "향수 사업을 했다. 향수를 제작하보자고 생각했는데 뷰티, 스킨 부분 전체에서 1위를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유영은 "이쪽을 잠시 떠났다가 대학교 K팝 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이 '버스 안에서’를 무대로 만든 영상까지 공개해 흥겨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쟁쟁한 이력의 자자이지만 정작 '버스 안에서'는 1위 한번 해본 바 없었다. 유영은 "1위 후보를 너무 오랫동안 했다. 네 달 정도, 방송 3사를 계속 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한 "벅, 엄정화, 업타운 정도가 같이 활동할 때라 어려웠다. 이제 좀 될까 싶은 찰나에 안재욱 씨의 '별은 내 가슴에’가 딱 나왔다"며 1위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한 비화를 밝혔다.
갑자기 자자가 사라졌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유영은 "그때 연예계가 힘들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애들 대표로 싸워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 버거웠다.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미련 없이 위약금 지불하고 먼저 나왔다"고 했다. 이어 조원상은 "누나 나가고 2집 때는 누나 목소리에 여자 2명을 대신 세워서 오래 못 가더라"라며 안타까움을 밝혔다.

이렇듯 쟁쟁한 실력과 애틋한 과거를 자랑하는 자탄풍과 자자인 만큼 앞으로 활동에 대한 의지도 컸다. 먼저 자탄풍 김형섭은 "'또 해?'라는 별명을 얻고 싶다. 예전에 자탄풍 공연 또 하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 송봉주도 "저희 모토가 무대에서 쓰러질 때까지 공연하는 것"이라며 자탄풍의 활발한 활동을 강조했다.
또한 유영은 "그때는 몰랐는데 원상이가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든든할 정도로 우리가 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원상도 울컥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유영은 "지금 자자라면 옛날처럼 욕심 없이 무대도 즐기고 우리 세대들이 들을 음악의 감성을 담은 댄스곡을 하고 싶다"고 했다. 조원상은 "누나만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라며 만담 케미스트리를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토크가 끝난 뒤 유희열 팀 쇼맨 정은지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무대가 유재석 팀 쇼맨 케이와 골든차일드의 '버스 안에서'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유희열은 "마지막 회 답다"며 기립박수로 환호,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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