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허삼영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되돌아봤다. 감독에게 100% 만족이라는 없다. 어딘가는 부족해 보이는 게 사령탑의 시선이다. 하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에 희망을 봤다.
"선수들이 캠프 기간 중 큰 부상 없이 열심히 해줘 고맙다"는 허삼영 감독은 "부족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감독의 욕심 아닌가 싶다. 환경이 많이 바뀐 만큼 천천히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로 정규 시즌 개막 시점이 미뤄졌다. 이에 허삼영 감독은 "개막 시점이 불투명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개인 일정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삼영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앞두고 유대감, 자율성, 역량 향상 등 세 가지 화두를 제시했다.
그는 "팀 결속력을 다지는 유대감은 모 선수(오승환을 의미)가 어느 정도 해결해주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확인했다. 자율 속에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자는 의미의 자율성은 목표치에 달성하는듯 했는데 캠프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금 주춤해졌다. 선수 역량 향상은 아직 진행 단계이기에 평가는 이르다"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공격적인 투구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투수 파트에서 진척을 확인했다. 젊은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상대 중심 타선과 맞붙어도 겁내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자신감이 향상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허삼영 감독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허삼영 감독이 생각하는 오승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그는 "아주 잘해주고 있다. 오승환이 '제가 정리 다 했으니 감독님이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된다'고 하더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삼성의 새 식구가 된 데이비드 뷰캐넌에 대해 "만족스럽다. 훈련 자세와 준비 과정 모두 좋다. 무엇보다 경기를 잘 할 수 있는 요소가 눈에 띈다"고 호평했다. 또 "외국인 투수들에게 경기 수와 이닝 소화를 주문했는데 '던지는데 빼지는 말아달라'고 하더라. 그만큼 많은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의미 아닐까. 외국인 투수가 기본적인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이런 게 팀플레이 그리고 팀을 위한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마운드를 이끌 영건 듀오 양창섭과 원태인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허삼영 감독은 "양창섭은 아무 탈 없이 잘해오고 있다. 올 시즌 계투 요원으로 쓸 생각"이라며 "(구속 향상에 초점을 맞춘) 원태인에게 구속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가령 지난해 강한 공을 30~40개 던졌다면 올해 60개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한 허삼영 감독은 주전과 백업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업 멤버들이 좀 더 분발해줬으면 하는 게 감독의 바람이다.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만큼 성장해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힌 허삼영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안주하게 하는 건 백업 멤버들의 책임이다. 주전 선수들을 긴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실의에 빠진 지역민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줬다. 허삼영 감독은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으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 경북 시도민에게 희망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희망을 안고 달려가야지 부정적인 사고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든 게 다 잘 될 것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