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민기 2주기, 여전히 끝나지 않은 아픔..미투 '공소권 없음'[종합]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0.03.09 10: 44

고(故) 조민기가 세상을 떠난지 2년이 됐다. 
조민기는 지난 2018년 3월 9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가 고인을 최초로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진행되지 않았고 장례는 모두 비공개로 치러졌다.
지난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조민기. 마지막 작품으로 2016년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 출연하기까지, 고인은 선 굵은 연기의 소유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말로는 비참했다.

사망 직전 조민기는 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서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던 터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의미의 성폭력 고발 캠페인)' 운동이 급물살을 타던 가운데, 폭로가 잇따르며 고인의 혐의는 점차 가중되고 있었다.  당시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학생은 10명 이상이었다.
이에 사건을 담당하던 청주경찰서는 고인을 소환해 경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를 사흘 앞두고 조민기가 사망하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끝내 종결됐다. 
폭로 초기만 해도 고인은 "사실 무근"이라며 전 소속사를 통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이은 폭로 가운데 뒤늦게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의 입장과 경찰 조사 의지를 밝혔다. 뒤이어 갑작스러운 고인의 죽음은 대중에게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고인은 이와 관련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심경을 털어놨다. 당시 한 언론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조민기는 "너무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감당하기에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 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됐다"며 입장 번복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모멸감 혹은 수치심을 느낀 후배들에게 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조민기 생전 절친했던 후배 연기자들은 SNS를 통해 추모를 표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누리꾼 일각에서는 조민기의 추모와 관련 빈소를 찾는 등 개인적인 인연은 존중했으나 SNS와 같은 공개적인 공간에서의 추모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인의 혐의는 해결되지 못한 사건으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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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공동취재단,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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