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고교야구 고시엔 대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다. 일본야구의 상징이자 자부심과 같은 고시엔 대회 취소로 경제적 손실만 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지난 11일 제92회 고시엔 봄 대회를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취소키로 결정했다. 매년 3~4월 일본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서 열리는 대회로 일본에서 국민적 인기를 끄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한 1942~1946년을 제외하면 초유의 대회 취소다.
무관중 개최도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꿈의 무대 고시엔을 목표로 뛰어왔던 고교 선수들의 낙담이 크지만 핫타 에이지 일본고교야구연맹 회장은 “고교야구는 학교 교육의 일환이다. 교육자로서 선수의 건강을 최우선이라 생각했다. 건강 불안을 해소할 수 없었고, 힘든 결정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 12일 ‘스포츠닛폰’ 보도에 따르면 미야모토 가즈히로 간사이대학 명예 교수는 고시엔 취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무려 289억7000만엔(약 333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정상 개최시 약 51만4000명의 관객이 고시엔 대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숙박비, 교통비, 입장료, 식사 비용, 상품 구매 등 관객들의 소비액과 선수 및 관계자들의 소비를 더했다.
‘스포츠호치’는 고시엔 취소로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인근 숙박 시설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매년 100건에 가까운 예약이 있지만 모두 취소됐다. 야구용품 판매점의 매출도 전년대비 10%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야구인들도 아쉬움 속에 위로를 건넸다.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1년에 두 번뿐인 전국대회로 고교 선수들에겐 좀처럼 없는 기회다. 이번에 이렇게 취소가 돼 매우 유감이다. 여름 대회를 위해 모두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