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농구무대에서 뛰는 이현중(20, 데이비슨대)의 폭풍성장이 놀랍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1 산하 애틀란틱10 컨퍼런스는 12일 2019-2020시즌 올 루키팀을 발표했다. 데이비슨대학 신입생 이현중이 재미슨 배틀(조지 워싱턴), 트레 미첼(메사추세스), 유리 콜린스(세인트 루이스), 네이션 힐란드(VCU)와 함께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A10컨퍼런스 소속 14개 학교의 1학년 선수 중 이현중이 최상위 가드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NCAA무대에서는 1학년이 출전시간을 얻기가 매우 힘들다. 한국남자선수가 NCAA 디비전1에서 올 루키팀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현중의 수상은 돋보이는 쾌거다.

이현중은 A10컨퍼런스 정규시즌에서 28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20.9분을 뛰면서 8.4점, 3.1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7.7%를 기록했다. 그는 2월 7일 VCU전에서 시즌최다 20점을 넣기도 했다.
이현중의 성장이 누구보다 뿌듯한 이가 있다. 바로 이현중의 모친이자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인 성정아 씨다. 성정아 씨는 “미국에서 뛰는 아들이 자랑스럽다. 사실 미국으로 대학을 보낼 때만 하더라도 미국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지난 1월에 학교를 방문했는데 현중이가 아주 잘 지내고 있어 한숨을 돌렸다”며 웃었다.
이현중은 스테판 커리를 키워낸 밥 맥킬롭(70)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현중을 마음에 들어한 맥킬롭 감독이 직접 그를 뽑아 키우고 있다. 1989년부터 데이비슨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이 유력한 명장이다.
성정아 씨는 “맥킬롭 감독님이 현중이를 혹독하게 조련하신다. 호통을 치실 때도 많다. 현중이는 ‘다 나를 아끼셔서 그렇다. 오히려 혼날 때가 더 좋다’고 웃는다”고 전했다. 그만큼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맥킬롭 감독의 눈에 이현중이 ‘키워볼만한 선수’라는 의미다.
타지에서의 유학생활은 고되다. 이현중은 운동뿐 아니라 학업과 생활에서도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성정아 씨는 “현중이가 아직 차가 없다. 주장선수가 차를 태워 샬럿의 한인식당에 데려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잘 보살펴준다고 한다. 현중이가 운동시간 외에는 과제를 하느라 시간이 없을 정도로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며 대견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데이비슨대학은 13일 라 살레대학을 상대로 A10 컨퍼런스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350개 대학이 있는 미국대학농구 디비전1서 중위권 대학인 데이비슨은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해야만 NCAA 68강 토너먼트에 초대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현중이 꿈의 무대서 뛸 수 있을지 관심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이현중-성정아 모자 / 성정아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