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를 중단하고, 시즌 개막을 미뤘다.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한 메이저리그의 결정이다. 메이저리그에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가 시즌 중단을 결정했다.
빅리그 선수들은 대체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스데이’에 따르면 MVP 출신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은 “아쉽지만 나라와 세계의 상황을 감안하면 적절한 대응이다. 야구보다, 스포츠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신수(텍사스)도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과 인터뷰에서 “난 야구를 사랑한다. 올해는 계약 마지막 해이지만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다. 돈보다 더 중요하다.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옳은 결정을 했다”며 시즌 개막 연기에 지지를 표명했다.
![[사진] 제이슨 킵니스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3/13/202003131204779310_5e6af877b2f7f.jpg)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받은 ‘홈런왕’ 피트 알론소도 자신의 트위터에 “피해 확대를 막기 위한 대책을 지지한다”며 “야구가 그리울 것이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바란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확산 방지를 위해 나선 의료 관계자들께도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로스터와 계약이 보장된 빅리그 선수들과 달리 입지가 불안정한 선수들에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시범경기를 통해 구단과 코칭스태프에 가치를 어필하고 눈도장 찍어야 할 마이너 선수들은 난감하다.
지난 1월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로 시범경기에 참가한 베테랑 내야수 제이슨 킵니스(33)는 멘탈 붕괴된 모습이다. 그는 시범경기 중단 및 개막 연기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트위터에 혼란스러운 심정을 드러냈다.
킵니스는 “우리는 이제 집에 가야 하나? 남아서 훈련해야 하나? 언제 어떻게 다시 시작할까? 남은 2주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일정이 잡히는 곳에서 시작하나? 여전히 돈은 지불되는가?”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궁금해하며 당혹감을 보였다.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너 선수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스타 출신 베테랑 킵니스도 이렇게 동요하는데 진짜 마이너 선수들은 더욱 힘든 처지다.

물론 빅리그 선수들도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스타’에 따르면 토론토 외야수 랜달 그리칙은 “그 누구도 오프시즌 프로그램과 스프링 트레이닝을 마치고 몇 달을 기다리길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토론토로 가는 건가? 여기에 남는 건가? 경기와 연습은 하는 건가? 우리는 경기를 위해 연습을 하지 않나? 나도 모르겠다”고 어쩔 줄 몰라 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