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몰리나 구슬땀, 쉴트 감독 팬들과 인사…STL 자율훈련 풍경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3.15 16: 32

조용하지만, 모두 자신의 해야 하는 야구에 집중하고 매진했다. 대혼란의 메이저리그 셧다운 이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자율 훈련의 풍경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의 여파로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중단, 정규시즌 개막 최소 2주 연기라는 결정을 내렸다. 당분간 팬들은 메이저리그를 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공장소의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는 권고들이 연방 정부, 주정부 가리지 않고 내려지는 가운데 인기스포츠 중 하나로 많은 대중들이 모이는 야구 역시 열리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두 전례 없는 사태에 대책 마련에 고심이었다. 선수단과 스태프 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는 물론 선수들의 훈련 여건 제공 등 이전에는 겪어보지 않았던 세상과 마주해야 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일상도 변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김광현이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은 일단 선수들에게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위치한 스프링캠프 훈련장을 선수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김광현이 훈련을 마친 뒤 퇴근하며 동료들과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선수들에게는 캠프에 남아서 훈련을 이어가도 됐고,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도 됐다. 선택지가 있었다. 일단 세인트루이스는 당초 10~15명의 인원이 주피터 캠프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25명 가량으로 참가 인원이 늘었다. 이 명단에는 김광현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 복귀 대신 플로리다 주피터 캠프에 남아서 훈련을 이어간다. 단체 훈련은 진행하지 않지만 선수들 개별적으로 훈련을 이어간다. 일반 팬들에게는 비공개다.
김광현 팀 동료 야디에르 몰리나가 러닝을 마친 뒤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미국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존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에게 귀국하지 말고 주피터에 남아있을 것을 요구했고 김광현도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15일은 스프링캠프 중단 이후 자율훈련을 시작하기로 한 첫 날이었다. 이날 당초 예정대로라면 로저 딘 스타디움을 함께 쓰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범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사무국의 조치로 열리지 않게 됐다. 구단 상품을 파는 팀 스토어는 열려있었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처럼 북적이지는 않았다. 몇몇의 팬 들만 야구장 주변을 서성이며 야구가 열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일반 팬들에게 야구장을 개방하지 않는 상황에서 몇몇 팬들은 야구장을 둘러싼 철제 울타리 밖에서 선수들을 지켜봤다.
자율훈련의 첫 날 김광현도 로저 딘 스타디움에 나와 자율훈련 일정을 수행했다. 캐치볼과 러닝 등의 훈련을 펼치면서 스프링트레이닝 취소의 여파를 최소화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광현은 향후 선발 투수의 보직을 확정받는다면 '주 2회, 45구'의 불펜 피칭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카디널스의 안방 터줏대감 야디에르 몰리나는 구장 밖에서 러닝을 하면서 컨디션 관리를 진행하고 있었다. 팬들은 몰리나의 등장에 흠칫 놀란 듯 했지만 훈련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마이크 쉴트 감독도 훈련장에 등장했는데, 구장 밖에서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듯 했지만 먼 발치에서의 팬들의 인사에는 환하게 답했다. 현지의 한 세인트루이스 팬은 쉴트 감독에게 “결혼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자 쉴트 감독도 웃으며 화답했다. 쉴트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던 지난 7일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를 이끄는 마이크 쉴트 감독이 훈련장을 나서며 팬들의 인사에 답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메이저리그는 ‘셧다운’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김광현을 비롯한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주피터의 야구시계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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