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권료 압박' EPL, 중립 구장-무관중 가능성...선수-팬 안전 어디에?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3.18 16: 0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잔여 일정이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무관중을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히려 선수와 팬을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몰아넣을 우려가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일부 EPL 구단 수뇌부들은 중단된 리그 일정을 제 때 마무리하기 위해 몇 가지 계획을 내놓았다”라고 전했다. 그 방안으로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축구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지난 17일 유럽축구연맹(UEFA)은 알렉산더 세페린 회장 주재 하에 긴급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를 통해 UEFA는 6월 예정된 유로 2020 일정을 1년 연기해 2021년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그 덕분에 유럽 각국의 리그는 오는 여름까지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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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매일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당장 리그를 재개할 수는 없다. 원칙적으로 새 시즌 선수 등록이 시작되는 7월 이전에 시즌을 끝내야 하지만 무턱대고 경기를 개최해 확산세에 불을 지핀다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그 때문에 일부에선 잔여 경기를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몇 개의 경기장을 정해 하루에 전 팀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여 최대한 빠르게 일정을 마치는 것이다. 더선은 “제한된 숫자의 경기장만 사용하면 경기에 필요한 의료진과 경찰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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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파 속도가 극에 달해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급하게 EPL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중계권료가 결정적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시즌 종료가 늦어지며 생기는 손실을 중계권사가 EPL 구단들에 청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PL와 3년 동안 30억 파운드(약 4조 5100억 원) 규모의 중계권료 계약을 맺은 ‘스카이스포츠’와 ‘BT스포르트’는 이번 시즌이 제 때 끝나지 않으면 7억 5000만 파운드(약 1조 1276억 원)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PL 클럽들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PL 뿐만 아니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또한 중계권 문제 탓에 5월 초 무관중 경기로 리그 재개를 목표로하고 있다. 스페인 '아스'는 "라리가는 5월 첫 주에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길 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무관중 경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선수들과 팬을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 지난 11일 발렌시아-아탈란타, 12일 파리 생제르맹(PSG)-도르트문트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 대규모의 팬들이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운집했다. 
당시 2000명대이던 스페인과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8일 오전 기준으로 각각 1만 1000명, 7700명을 넘겼다. 발렌시아는 1군 선수단의 35%가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 일반 시민은 물론 선수들이 건강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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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경기가 선수와 팬들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리그 중단까지 감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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