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니 이제는 타격으로 보여야죠".
KIA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31)이 2루수 변신 효과를 반겼다. 수비와 체력 부담을 덜면서 보다 많은 경기와 타격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시즌 타격 1위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선빈은 이번 시즌부터 유격수를 후배 박찬호에게 넘기고 2루수로 나설 예정이다.
그는 2루 수비를 반겼다.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선빈은 "일단 체력적으로 좋아질 것 같다. 수비에서도 차이점이 있다. 타구의 힘도 그렇고 1루 송구 거리도 짧아 편해졌다. 유격수보다는 오히려 2루 수비를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밝혔다. 유격수는 타구 처리량이 많고 강하거나 까다로운 타구도 자주 온다.

송구 거리도 길다. 타구를 처리하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김선빈은 2017년 이후 유격수 수비에 부담을 느꼈다. 타구를 잘 쫓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잦은 부상에 체력적인 측면도 있었다. 경기수도 줄었다. 결국 타격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2루 수비도 부담이 많지만 아무래도 내야의 꽃은 유격수이다. 주전 유격수로 내야를 이끌어야 한다는 심리적인 점까지 포함하면 2루수는 부담이 줄어든다. 김선빈이 말한대로 편한 마음으로 2루를 맡으면 체력 부담도 덜고 결국은 경기수와 타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선빈은 지난 2017년 타율 3할7푼 리딩히터에 오르며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018시즌 2할9푼5리, 2019시즌 2할9푼2리로 떨어졌다. 2년 연속 3할 타율에 실패했다. 김선빈은 "2017년은 미쳤지만, 2018년과 2019년은 내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는 타격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선빈은 20일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2루수 겸 2번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것도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첫 타석 우전안타, 두 번째 타석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투구의 코스에 맞게 결대로 가볍게 공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쾌조의 페이스였다. 수비에서도 타구도 가볍게 처리했다.
김선빈은 "캠프에서 타격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페이스가 좋아졌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윌리엄스 감독님이 웨이트를 많이 하라고 하셨다. 체중은 8kg 정도 뺐고 근육은 3~4kg은 늘어났다. 이것이 여러가지 점에서 좋아질 것 같다. 타격 기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보다 강한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sunny@osen.co.kr